오후 2시30분에 경기장에 나타나 몸을 풀기 시작한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4ㆍ러시아)는 5시20분이 돼서야 비로소 트레이닝복을 벗고 폴을 잡았다.
언제나 그렇듯 이신바예바는 주문을 외듯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4m58을 1차 시기에서 가볍게 성공한 이신바예바는 곧바로 바를 4m70으로 높였다. 이신바예바는 1차 시기에서는 실패했지만 2차 시기에서 가볍게 바를 넘으며 4m80에 도전했다. 그러나 세 차례 연속 실패, 세계기록(5m01) 경신의 꿈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이신바예바는 28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대구국제육상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4m7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세계기록을 경신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단연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이신바예바는 내년에도 대구대회에 참가할 것을 약속했다.
남자 110m 허들의 류시앙(23ㆍ중국)은 출발은 늦었지만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로 ‘숙적’ 알렌 존슨(미국)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각각 기록은 13초14, 13초16.
남자 세단뛰기에 출전한 김덕현(21ㆍ조선대)은 16m81로 애릭 윌슨(미국)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선수 가운데 우승은 김덕현이 유일하다.
남자 200m의 월래스 스피어먼(22ㆍ미국)은 자신의 종전기록(19초89)을 0.24초 단축하며 1위에 올랐다.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스테판 홈(스웨덴)이 정상에 등극했다.
정순옥(안동시청)은 여자 멀리뛰기에서 한국기록 2개를 작성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정순옥은 2차 시기에서 6m55를 뛰어 팀 선배 김수연의 종전 한국기록(6m53)을 넘은 데 이어 4차 시기에서는 무려 13㎝를 더 뛰어 6m68로 한국기록을 작성했다.
한편 27년 만에 한국기록(10초34)에 도전했던 전덕형(22ㆍ충남대)은 10초68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고, 여자 100m 2연패를 노렸던 로린 윌리엄스(미국)도 토리 에드워즈(미국)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대구=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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