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량위(陳良宇) 상하이시 당서기 축출을 몰고 온 상하이 사회보장기금 특혜 대출사건의 파장이 상하이방(上海幇) 좌장인 황쥐(黃菊) 부총리의 부인과 천 서기의 부인은 물론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장남 장미앤헝(張綿恒ㆍ54) 상하이 과학원장에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 사건은 상하이방 세력의 공중분해로 이어지는 메가톤급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28일 상하이시 당위원회 부비서장 쑨루이(孫路一)를 중대한 당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수사 확대로 비리 관련자가 급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공안부가 지방 공안국에 보낸 내부 통보문에 따르면 당 중앙기율검사위는 25일 황 부총리 부인 위후이원(余慧文) 상하이자선기금회 부회장과 천 전 서기의 부인 황이링(黃毅玲)에 대해 쌍규(雙規) 처분을 내렸다. 쌍규 처분은 비리 혐의자를 규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조사하는 제도다.
홍콩 빈과일보는 두 여성을 거액의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한 사실이 아직 공표되진 않았지만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상하이시로부터 특혜 대출을 받은 장롱쿤(張榮坤) 푸시(福禧)그룹 회장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온 자선기금회를 이끄는 위 부회장은 90억 위안 규모의 기금 특혜대출과 연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이링은 특혜 대출 등으로 이미 실형을 선고 받았던 저우정이(周正毅)의 눙카이(農凱)그룹을 비롯한 상당수 상하이 기업들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천서기와 절친한 친구로 부동산, 통신 분야 등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온 장미앤헝 상하이 과학원장도 이 사건에 연루돼 있으며, 다른 비리 가담자들보다 수수한 뇌물이 많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다. 현재 장 전 주석은 이번 상하이 사회보장기금 수사와 천 서기 해임이후 정신적 공황에 빠져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은 중앙정부의 지시를 무시하면서 무분별한 토지 수용 정책을 강행한 허난(河南)성 당 정법위원회 서기와 정저우(鄭州)시 서기를 엄중 처리한다고 밝혀, 천 서기와 같은 행태를 보이는‘지방 제후’들을 손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27일 국무원 상임위 회의를 주재하면서 정저우시가 농지의 부당한 개발과 점용을 막으라는 지시를 어기고 ‘롱쯔후(龍子湖) 대학촌’ 건설을 승인해준 것을 비판했다. 또 당 중앙 기율검사위도 리신민(李新民) 허난성 당 정법위 서기와 왕원차오(王文超) 정저우시 당 서기에 ‘엄중 경고’ 했다.
정저우 시정부는 2003년부터 올해까지 토지계획 총계획 등을 위반하면서 1,000ha가 넘는 농지를 대학촌 건설 사업을 위해 사용하도록 승인했고 전용된 농지에는 대학 뿐 아니라 호텔 등 상업시설도 지어져 특혜시비를 낳았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