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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메르켈 6년만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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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메르켈 6년만의 재회

입력
2006.09.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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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8일 오후(현지 시간)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을 만났다. 2000년 각각 한나라당 부총재와 기민당 총재 자격으로 독일에서 처음 만났던 두 사람으로선 6년만의 재회였다.

두 사람은 베를린 총리 집무실에서 만나 덕담과 격려로 대화를 시작했다. 박 전 대표는 “총리가 된 것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며 “외교와 경제에서 여러 개혁 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들었다”고 추켜세웠다. 메르켈 총리는 “당 대표직을 잘 수행하고 이제 유력 대통령후보가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첫 만남 이후 편지와 축전 등을 주고 받아온 사이다.

대화는 30분간 진행됐다. 메르켈 총리가 주도하는 독일 경제, 사회 개혁 문제, 다자 안보 등이 주제였다. 박 전 대표는 “우리나라도 (경제, 사회적) 문제점이 많은 데 독일의 개혁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고, 메르켈 총리는 “우리들의 생각엔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말미에 박 전 대표가 “총리의 꿈이 시베리아 철도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후 한국까지 이어지는 시베리아 철도를 만들어 꼭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제안하자, 메르켈 총리는 “좋은 제안”이라고 말했다.

여성으로 야당 대표를 지냈고 이공계 출신 정치인이란 점에서 두 사람은 닮은꼴이다. 박 전 대표측은 무엇보다 메르켈이 독일의 첫 여성 총리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을 노리고 있는 박 전 대표로선 ‘닮은꼴’의 상징성이 부각되기를 바라는 눈치이다. 박 전 대표는 야당 당수를 거쳐 첫 여성 행정수반에 오른 메르켈 총리의 색채를 자신에게 덧씌우고 싶어한다.

메르켈 총리가 추진하는 ‘우파 개혁’도 박 전 대표에게는 관심 대상이다. 메르켈 총리는 통일 이후 경제활력 상실 등 이른바 ‘유럽병’을 치유하기 위해 과감히 우파 개혁 카드를 꺼내 들었고 근로자 자유 해고, 노조의 경영참여 축소, 법인세 인하 등 친 시장적 정책 등을 과감하게 추진해왔다.

박 전 대표가 내년 대선을 겨냥해 자신이 내놓을 정책과 공통 분모를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베를린=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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