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개 공기업 가운데 국민의 정부 시절에 비해 사장 임금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기관은 10곳에 이르는 등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부 산하 기관장들의 연봉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한나라당 정진섭 의원이 28일 국내 주요 공기업에서 제출 받은 기관장 인건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2년에 비해 세배 가량 임금이 급등한 기관은 3곳에 달했고, 50% 가량 넘게 상승한 기관도 총 21곳에 이르렀다. 이 기관장들의 임금 인상률은 같은 기간 차관급 고위공무원의 평균 인상률 11.4%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가장 높은 기관장 임금 상승률을 보인 곳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으로 연봉이 3년 전에 비해 3.4배나 수직 상승했다. 이사장의 연봉은 2002년 5,397만원에서 정권이 바뀐 2003년 1억4,955만원으로 껑충 뛰었고 2004년 1억6,130만원, 지난해 1억8,196만원으로 늘어났다.
대한석탄공사 사장의 연봉은 3년간 176% 뛰었다. 2002년 6,36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경영평가상여금이란 항목을 신설하면서 1억7,567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연봉도 2002년 7,900만원에서 지난해 2억1,078만원으로 늘어났다.
또 임금이 3년 만에 두 배 이상 오른 곳도 많았다. 이 업체들은 대체로 기본급을 소폭 상승시키면서 인상이 쉬운 경영평가상여금이나 수당, 복리후생비 등을 통해 연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토지공사 사장의 연봉은 2002년 8,568만원에서 지난해 2억77만원으로 134% 상승했는데, 이 가운데 경영평가상여금이 1억1,627만원으로 총 임금의 절반을 넘었다.
이밖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조폐공사, 코트라, 수출보험공사, 한국전력 등의 기관장들도 현 정부 들어 임금을 두 배 이상 올린 곳으로 나타났다. 정진섭 의원은 “보은ㆍ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많았던 공기업들의 임금 상승이 눈에 띄게 컸다”며 “가뜩이나 방만한 경영으로 지탄을 받는 곳에서 오히려 기관장들이 임금 상승을 주도한 셈”이라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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