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고교에서 27일 무장괴한이 난입, 인질로 붙잡은 여고생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콜로라도주 베일리시의 플래트캐년 고교에서 이날 오전 11시30분께 한 남성이 권총을 들고 3시간여 인질극을 벌인 뒤 붙잡고 있던 16세 여학생 1명을 쏜 뒤 자신도 총을 쏴 자살했다. 총상을 입은 여학생은 병원에 후송됐으나 숨졌다.
이 학교는 1999년 학생 2명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 교사와 학생 13명이 죽고 23명이 다치는 미국 내 최악의 학교 총기 사건이 일어났던 컬럼바인 고교가 있는 콜로라도주 리틀턴으로부터 64㎞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 때문에 사건 발생 직후 플리트캐년 고교의 450명 학생들과 이웃 피츠시몬 중학교의 340명 학생들은 컬럼바인 고교의 악몽을 떠올리며 학교 밖으로 긴급 대피하는 등 극심한 공포에 떨었다. 학부모들도 인질극 당시 자녀들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범인의 신원과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범인이 플래트캐년 고교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AP통신은 범인은 30~50대의 남성으로 수염을 기르고 배낭을 메고 있었다고 전했다. 범인은 교내에 들어간 뒤 여학생 6명을 인질로 잡고 학교 건물 2층 교실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인질 4명을 차례로 풀어주었다. 그러나 협상 실패 직후 경찰 특공대가 진압에 나서자, “배낭에 폭탄을 갖고 있다”고 협박하며 경찰과 학생에게 총을 겨누고 자살했다.
이달 13일 캐나다 몬트리올의 도슨대 구내에서 20대 청년이 컬럼바인 고교 사건을 모방해 총기를 난사해 1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고, 17일 미 피츠버그 듀케인대 교내에서도 총기 발사로 학생 5명이 부상하는 등 최근 학교 총기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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