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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외국어 공부는 문화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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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외국어 공부는 문화 공부다

입력
2006.09.2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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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문화 속에서의 삶은 항상 어렵다. 한 문화에서는 순수한 것이 다른 곳에서는 아주 불쾌한 것일 수 있다. 수년 전 뉴욕에서 한국인 가게 주인이 체포됐다. 단골 손님의 아들에게 고추 좀 보여달라고 했단다. 한국 사회에선 그럴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는 대단히 무례한 것이다.

● 글래머러스는 '육감적'인가

이탈리아에서 귓볼을 문지르는 것은 사람을 모욕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동성연애자라고 말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와 서유럽 국가에서 여자들이 해변에서 가슴을 드러내놓는 걸 흔히 본다.

다른 국가에서는 체포될 만한 사건이다. 미국에서는 절대 금지다. 네덜란드와 캐나다에서 마약 복용을 너그럽게 봐주지만 다른 국가에선 감옥행이다. 서유럽 국가에서 서로 뺨에 뽀뽀하는 것은 아주 평범하지만 다른 국가에서 그렇게 인사하는 것은 충격이다.

각 문화를 서로 얼마나 관대하게 받아들여야 할지가 문제다. 특히 언어에 관한 부분이 그렇다. 하나의 표현이 특정 언어에서는 매우 순수하더라도 다른 언어로 문자 그대로 번역했을 때 사람을 모욕할 수도 있다.

심지어 같은 언어를 쓰는 국가들 간에도 그런 오해가 있다. 한 국가 안에서도 개개인의 다른 문화가 있어 같은 사회 속이라도 다른 이들이 이해를 못 할 수 있다. 한국말을 하는 대부분의 외국인은 어떤 특정한 표현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이런 것이 외국어 공부의 가장 큰 함정이다. 언어에 익숙해지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를 단순 번역으로 이해하는 것은 가장 큰 실수가 된다. 어떤 학생이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고 해서 좀 더 '글래머러스(glamorousㆍ매력이 넘치는)'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콩글리시로는 다른 뜻인지 알지 못했다. 한국인은 '글래머러스'를 '육감적인(voluptuous)'이라고 번역한다. 완전히 다르다. 워싱턴에서 동해 이름 표기 세미나를 했을 때 한 참석자가 음식점에서 여종업원이 가져온 빵을 보고 '서비스'냐고 물었다. 콩글리시로는 '공짜'라는 뜻이지만 영어로는 서비스가 다른 뜻(봉사, 근무, 시중)이다. 그 여직원은 이해를 못했다.

● 외국인에 대한 편견 사라져야

언어는 환경을 배우는 것이다. 다른 문화, 습관, 격언들을 배우는 것이다. 사람들의 몸짓이나 습관, 격언은 사회적인 상호작용의 부분들이다. 나는 가장 자유로운 나라에서 지금 보수적인 나라 중 한 곳에 와서 이중장애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한국을 사랑하지만 한국인이 일반적으로 '외국인'에 관한 자신만의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안타깝다. 우리는 지구촌에 살고 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국문화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어떨 땐 그것을 이해하기가 나로서도 몹시 힘들다.

헨니 사브나이에ㆍ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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