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이 슬그머니 정치 활동을 재개할 조짐이다.
김 의원은 2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한ㆍ중 의원 외교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만찬을 주재했다. 이 자리엔 우윈치무거(烏雲其木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 부위원장 일행과 협의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참석했다.
김 의원 측은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지만 정치 행사가 아닌 외교 행사라 참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슬슬 정계 복귀 시동을 거는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김 의원이 얼마 전 국정감사에 참여하기로 결심했고, 오늘 행사 참석을 계기로 분위기를 떠 보려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4월 부인이 5ㆍ31 지방선거 공천 헌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자 정계 은퇴를 시사한 뒤 여의도를 떠나 있었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정치, 도의적 책임을 자신이 다 지겠다며 스스로 신변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에 박수를 보낸 의원도 많았다.
그러나 김 의원은 그 후 “대선 때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탈당도, 정계 은퇴도 하지 않은 채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김 의원의 부인은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상태다.
일간지 여기자를 성 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연희 의원도 지난 주 국회 행자위 회의에 참석, 의정 활동을 재개했다. 2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최 의원은 여성계 등의 의원직 사퇴 요구를 거부한 채 국정감사를 이유로 1심 선고공판 연기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한나라당 시계는 거꾸로 돈다는 말이 맞는 모양”이라고 혀를 찼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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