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급증하는 세금 때문에 봉급쟁이들의 팍팍한 생활이 계속될 것 같다. 물론 모든 봉급쟁이들이 이런 것은 아니다.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내는 면세점 이하에 있는 근로소득자가 51%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금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집값을 못 잡고 정부 수입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발표된 ‘2007년 국세 세입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근로소득세 수입은 13조7,764억원으로 올해 예상치인 12조1,893억원에 비해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근로소득 인원이 1,325만7,000명이기 때문에 이중 세금을 내는 숫자(49%)은 650만 명이다. 올해 봉급쟁이 1인 당 188만원을 내게 되는 셈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8만원이 늘어나 1인당 근소세가 206만원으로 예상된다. 2002년 1인당 근소세가 136만5,0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참여정부에서만 69만5,000원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물론 인구증가율은 둔화하고 경제는 성장하기 때문에 1인 당 세금부담은 매년 사상최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영업자들 세금과 어려워지는 경기와 비교하면, 봉급쟁이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많다.
올해 근로소득세는 작년보다 17.4%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자영업자들이 주로 내는 종합소득세는 3.3%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종합소득세 증가율(11.9%)이 근로소득세 증가율(13.0%)에 못 미친다. 재경부는 임금상승과 고액 연봉자는 증가하는데, 자영업자들은 영업부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참여정부 들어 근소세 증가율(80.8%)이 종합소득세 증가율(21.8%)의 4배에 달한다는 점을 미뤄볼 때, 봉급쟁이의 억울함을 달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내년에는 부동산세금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종합부동산세는 올해 1조1,539억원에서 내년 1조9,091억원으로 65.4% 증가할 것으로 추계됐다.
과표적용률이 70%에서 내년 80%로 높아지고, 올 상반기 부동산 가격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양도세는 실거래가 과세가 확대되고 실거래가 신고가 시행되면서 올해 세수가 7조524억원으로 예상됐는데, 작년(4조4,521억원)에 비하면 무려 58.4%가 급등한 것
. 내년에는 올해보다 5.1% 정도 늘어나는 7조4,100억원으로 예상됐지만, 부동산가격 추이에 따라 이를 웃돌 가능성도 많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금 오르는 것과 비례해 집값도 오르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법인세는 세율 2%포인트 인하로 올해 세수가 29조832억원으로 작년보다 7,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기업 실적부진으로 신고분은 둔화하겠지만 금리상승에 따라 이자소득세 등이 증가하면서 법인세는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조세부담 전체로는 2002~2006년 동안 2004년을 제외하고 조세증가율이 경상성장률을 웃돌고 있어 경기에 상관없이 정부의 세수는 매년 급증했다는 지적이 많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