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부모가 사고보험금을 아들의 모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달 21일 광주 북구 삼각동 집 앞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박준형(19ㆍ조선대 체육2)군의 부모 박상석(47), 김미령(43)씨는 26일 박군의 모교인 광주 살레시오고를 찾아 교통사고 보험금으로 받은 1억원을 장동현 교장에게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아들의 모교 사랑의 뜻을 기리기 위해 보험금을 장학금으로 써 달라는 부탁이었다.
2005년 2월 살레시오고를 졸업한 박군은 대학 진학 후에도 학교를 자주 방문하는 등 모교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아들을 잃은 박씨 부부는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처럼 식음을 전폐하는 등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으나 아들의 고교 동창생들이 찾아와 위로해줘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부부는 “준형이 후배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건강하게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장학금을 기탁했다”고 말했다.
살레시오고는 박군과 부모의 뜻을 기리는 작은 기념비를 세우고 ‘박준형 장학회’를 설립키로 했다. 장 교장은 “준형이의 모교에 대한 애정과 부모의 아름다운 뜻을 따라 가난 때문에 대학 진학을 걱정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겠다”고 말했다.
광주=김종구 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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