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거래소의 상장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거래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증권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다가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을 앞두고 대우증권 매각 등 증권사 간 인수ㆍ합병(M&A) 움직임도 차츰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 주가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22일 이번 달 안에 상장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업공개 주간사 선정 절차를 진행해 내년 4월께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래소가 상장되면 주주인 증권사들이 큰 상장차익을 얻을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연구원은 “거래소의 이익이 그간 상당부분 유보돼 있는 까닭에, 현재 거래소의 주당 순자산가치는 7만원대에 이른다”며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거래소가 상장될 경우 상장 차익 외에도, 거래소에 민영기업의 원리가 도입됨으로써 경영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어 부수적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 박석현 연구원도 “공익기금 출연문제 등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상장차익을 산정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앞서 상장된 외국 거래소들의 가치 등을 고려할 때 각 증권사들이 얻는 차익은 회사별로 지분율에 따라 400억~500억원 선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거래소 상장은 대형 증권사보다는 중소형사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이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거래소의 시가총액을 1조6,000억원으로 잡을 경우, 증권사별 순이익(2005사업연도) 대비 상장차익의 비중은 신흥증권이 369%로 가장 높고, 유화증권(284%) 부국증권(282%) 한양증권(273%) NH투자증권(206%)의 순이었다. 반면 순이익 규모가 큰 한국투자증권(7%) 대우증권(12%) 현대증권(17%) 삼성증권(19%) 우리투자증권(28%) 등 대형사들은 상장으로 인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2008년 하반기로 예정된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몸집 불리기에 나선 증권사간 M&A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증권주의 주가 전망에 긍정적이다. 특히 최근 감사원이 산업은행에 매각을 권고한 대우증권의 경우, 실제로 시장에 나올 경우 증권업계에 큰 판도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이철호 연구원은 “대우증권 매각이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이번 감사원의 권고를 계기로 매각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M&A 재료의 부각은 대우증권의 주가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이 26일 국내 대형증권사에 대한 M&A 의향을 밝힌 것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증권의 매각이 추진될 경우 국민은행 등 대형은행과 미래에셋그룹간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간 M&A가 실제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우증권의 경우 감사원의 권고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데다, 산업은행도 매각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또 대우증권을 제외하면 대형사가 중소형사를 인수하거나 중소형사 간 합병이 이루어질 경우, M&A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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