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말 현재 개인의 금융부채 총액이 전 분기보다 18억원 이상 늘어난 628조원을 기록했다. 금융자산 증가 속도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져 개인의 부채상환 능력도 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 동향(잠정)’에 따르면 6월말 현재 개인부채 잔액은 628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전 분기 말에 비해 3.0%, 18조4,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통계청 추계 국내 인구(7월1일 현재) 4,849만 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국민 1인 당 금융부채가 1,3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개인의 예금 등 금융자산 잔액은 1,419조원으로 전분기(1,405조3,000억원) 보다 1%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부채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금융부채 잔액 대비 금융자산 잔액 배율은 2.26배로 지난해 2분기(2.25배) 이후 가장 낮았다. 개인의 부채상환 능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개인 빚이 늘어난 것은 3~6월 집값 불안과 시중은행의 출혈 경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개인들이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자금규모는 전 분기(8조1,000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한 1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기업들이 금융기관에서 조달한 자금 규모도 전 분기 36조6,000억원 보다 13조1,000억원이나 늘어난 4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은행에서 빌린 돈은 1분기 9조2,840억원에서 2분기 18조7,62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한은이 19일 발표한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서 기업들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최근 3년 사이 가장 낮은 6.7%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기업의 수익성은 나빠지는데 부채는 급증하고 있어 향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부채가 개인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기업은 중소기업의 운전자금 수요를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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