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제조업체인 팬택계열이 위기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세계 최대 휴대폰 유통업체인 미국 유티스타컴에 향후 3년 동안 총 3,000만대의 휴대폰(약 4조5,000억원 상당)을 수출 공급키로 함에 따라 팬택계열은 매출 감소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디딤돌을 확보하게 됐다.
팬택앤큐리텔 이성규 사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유티스타컴의 퍼스널 커뮤니케이션부문 필립 크리스토퍼 사장과 3년간 3,000만대의 휴대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유티스타컴은 브라질을 제외한 미주 지역 전역에서 팬택앤큐리텔의 미국식(CDMA방식) 휴대폰 독점 판매권을 갖게 됐다.
유티스타컴은 재일동포 손정의씨가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최대 주주인 무선통신장비 및 휴대폰 판매업체로, 지난해 북미 최대 휴대폰 유통망인 오디오박스사를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휴대폰 유통업체로 부상했다.
이와 별도로 유티스타컴은 내년 1ㆍ4분기까지 5,000만달러를 팬택앤큐리텔에 지분투자할 계획이어서 팬택계열은 자금 확보에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유티스타컴이 장기적으로 미주시장에 휴대폰을 공급할 안정적인 제조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으로 팬택앤큐리텔은 다음달부터 2007년까지 800만대의 휴대폰을 우선 공급하고 ▦2008년 1,000만대 ▦2009년 1,200만대 등 앞으로 3년 동안 3,000만대의 휴대폰을 유티스타컴에 수출한다. 수출된 휴대폰은 유티스타컴의 유통망을 타고 기종에 따라 팬택앤큐리텔 상표를 직접 부착하거나, 현지 이동통신업체 상표(ODM방식)를 부착해 미주 전 지역에서 판매된다.
이번 수출 물량을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1대당 평균 공급가를 15만원으로 계산해 총 4조5,000억원 규모다. 이와는 별도로 연간 내수 판매분 1조3,000억원을 포함, 유럽, 일본 수출물량까지 향후 3년간 연간 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매출확대를 토대로 팬택계열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실적악화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매출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유티스타컴이 미주 지역의 판매와 애프터서비스(AS)를 전담함에 따라 팬택앤큐리텔은 상품기획과 연구개발, 생산에만 전념함할 수 있게 돼 마케팅 비용 역시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팬택앤큐리텔의 이성규 사장은 "이번 제휴로 안정적 매출과 세계 CDMA 1위 시장인 미주 지역에서 공급량을 늘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수출 지역에 따라 전략 휴대폰 위주로 공급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더욱 강화해 세계 시장 5위를 향한 도전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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