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쿠다찌와 신화데쓰.” (우리는 신화입니다.)
24일 오후 5시 일본 가수들에게도 꿈의 무대인 도쿄 부도칸(武道館)에 한국의 대표적 댄스 그룹 신화의 인사말이 울려 퍼졌다. 이 공연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시작해 상하이, 부산, 방콕, 싱가포르를 거친 ‘신화 2006 아시아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무대이자 일본에서의 첫 무대였다.
공연은 신화의 야심찬 행보가 성공적임을 증명했다. 관객들이 1만2,000개의 좌석을 가득 메우는 데는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신화가 등장하자 관객들은 모두 기립해 야광봉을 흔들고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Hey, come on’과 ‘Perfect man’을 오프닝 곡으로 부른 신화는 3시간 동안 20여곡을 부르며 특유의 남성적이고도 박력 있는 춤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일본 관객의 뜨거운 반응은 예고된 것이었다. 신화가 지난 4월 일본 진출을 발표하면서 발매한 첫 싱글과 정규 앨범은 각각 오리콘차트 9위, 4위에 올랐다. 또 회원수가 1만 명이 넘는 일본 공식 팬 클럽 ‘The Legend’를 통해 티켓 예매가 시작된 지 하루 만에 표가 매진됐다.
이날 공연은 일본 팬들을 배려한 점이 눈에 띄었다. 이전 공연과 달리 신화는 기존 히트곡 보다 일본 현지 발매 앨범 수록곡을 많이 불렀다. 멤버들도 능숙한 일본어로 공연을 진행했다.
멤버 개인 무대에서 동완은 일본 그룹 엑스 재팬(X-Japan)의 ‘Tears’ 등 2곡을, 혜성은 ‘같은 생각’을 일본어로 불러 환호를 받았다. 전진은 10월께 발매할 첫 싱글 수록곡 ‘사랑이 오지 않아요’로 발라드 실력을 뽐냈고, 앤디 역시 ‘Girls Exclusive’를 랩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국내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진 바 있는 민우는 관객들을 압도하는 화려한 카리스마를 자랑했다. 다만 에릭은 드라마 촬영 때문에 공연 전날 입국해 개인무대를 보여주지 못했다.
일본 팬들이 보는 신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도쿄 시부야 HMV 음반매장에서 만난 나카무라 리에(28ㆍ여)씨는 “기획사에 의해 통제되는 일본 그룹과 달리 신화는 팬들과 함께 하는 친근한 모습이 좋다”고 말했다. 멤버들이 투숙한 호텔 로비에서 만난 다나카 마이에(19ㆍ여)씨는 “상하이를 제외한 신화의 아시아 투어 전 공연을 함께 했다”며 “남성적인 모습을 극대화한 무대 매너가 매력”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9년차인 신화. “앞으로도 동방신기, SS501 등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멤버들의 말처럼 이번 투어는 신화가 한국 아이돌 그룹의 ‘신화’로 남을 것임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신화 멤버들은 개별 활동 등 향후 행보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도쿄=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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