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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공기업까지 경영이 이 지경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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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공기업까지 경영이 이 지경이라니

입력
2006.09.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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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12개 금융 공기업의 경영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도덕적 해이와 방만경영, 조직이기주의의 백화점을 연상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임감과 자부심을 높여 주기 위해 처우와 복리 면에서 금융 공기업 임직원들을 어느 정도 우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동조하던 사람들마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적 자금을 관리하거나 지원 받아 국민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기관들까지 자기 배 불리기에 급급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들의 방만한 경영 행태는 일반 공기업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산업ㆍ기업ㆍ수출입 등 3개 국책은행의 1인당 영업이익은 시중은행의 78%에 불과했으나 평균 연봉은 13% 높은 7,700만원대였다. 이들 3개 은행과 한국은행이 자체 채용한 청원경찰과 운전기사의 연간 급여도 평균 6,500만원대였다.

과도한 인건비는 평가등급 상향조정, 개인연금저축 기본급 편입, 예산 전용에 의한 특별상여금 지급, 특별휴가 남발 등 갖가지 편법에 의해 뒷받침되고, 행우회(行友會) 출자회사 등과의 관행적 수의계약을 이용한 반대급부는 복리후생의 배를 더욱 불렸다. 공기업이라 해도 이익을 많이 내면 보상을 받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법하다.

하지만 감사원은 경영상황 호조가 비용 절감이나 생산성 향상 덕분이라기보다 정부 지원과 투자유가증권 처분 등 비경상적 수익에 힘입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적을 받은 금융 공기업들은 저마다 변명을 하고 있지만, 방만한 경영을 바로잡을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다.

감사원 지적 중에서 특히 유념할 대목은 국책은행들이 설립목적에 맞지 않게 업무영역을 확대하면서 경영이 정상화한 워크아웃 기업까지 자회사로 계속 묶어두고 있는 점이다.

산업은행 등의 기능재편 논란이 한창인 때에 찬물을 끼얹는다고 당사자들은 반발하겠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기 짝이 없다. 도끼로 제 발등 찍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조직 이기주의부터 벗어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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