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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를 읽고/ 해외로만 돈 퍼주는 우울한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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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를 읽고/ 해외로만 돈 퍼주는 우울한 추석

입력
2006.09.2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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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자 아침 신문을 받아드는 순간 분통이 터졌다. 1면에 실린 '해외서 펑펑… 국내는 꽁꽁'이란 기사를 보며 장사를 하는 사람으로서 다시 한번 한숨을 몰아 쉬었다. 이런 일이 나나 우리 시장만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니 다소 위안도 되지만 "진짜 큰일이구나, 이러다간 언제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나면서 몸서리까지 처졌다.

"오늘 하루 종일 10벌도 못 팔았다"는 아동복 가게를 운영하는 양모씨의 말이 빈말이 아니다. 대통령은 경기가 좋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더는 떨어질 수 없는 바닥 그 자체다. 경기가 좋다고 말하는 대통령이 이 곳에 와서 장사를 해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서민들의 상황이 어떤지 정확히 알 테니 말이다.

더욱 화가 나는 것은 국내 경기는 얼어붙었는데 해외에서의 씀씀이는 더욱 늘어난다는 것이다. 최장 9일에 달하는 추석연휴에 해외관광ㆍ여행 인파가 절정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해외여행이 늘어남에 따라 고가의 면세점들도 대호황을 누리고 있단다. 국내에선 지갑 열기에 인색한 사람들도 해외여행에서만큼은 통이 커지는 모양이다.

"비행기표가 없어서 더 이상 예약을 받을 수 없다"는 여행사 직원의 즐거운 비명은 추석연휴동안 집을 지켜야 할 나 같은 서민들을 조롱하는 듯 해 분을 삭일 수 없었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 이처럼 우울하게 될 줄이야….

장규호ㆍ서울시 은평구 신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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