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17억어치 빼돌려 주유소 판매
한국석유공사 구리지사 직원들이 국가 비축유 관리체계의 허점을 이용해 지난 4년간 시가 17억원 상당의 비축유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산자위 조정식(열린우리당) 의원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도유(盜油)사건 관련 구리지사 특별감사 내역’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구리지사 직원 1명과 유조차 기사 2명이 짜고 비축유 8,700ℓ를 훔쳐 인근 주유소에 팔려던 사실을 2월 적발한 뒤 구리지사를 종합 감사해 2002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총 152만6,000ℓ의 비축유가 도난 당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2,000cc급 자동차로 지구를 646바퀴나 돌 수 있는 양이다.
직원들은 구리지사가 다른 지사와 달리 파이프라인이 아닌 유조차를 이용해 정유사에 비축유를 공급하는 점을 악용해 유조차 기사와 짜고 유류탱크 밸브를 조작해 기름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는 직원 중 주범 1명을 파면하고, 주범을 포함한 공모 혐의자 4명은 검찰에 고발했다. 또 범죄를 방조한 10명이 중징계, 다른 13명이 경징계를 받았다.
조 의원은 “당시 구리지사 평균 근무인력이 3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모든 직원이 징계를 받았다”며 “정부는 허술한 비축유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책임자들을 추가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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