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연간 150만톤 생산규모의 후판(선박 등에 쓰이는 두꺼운 강판)공장을 충남 당진에 신설한다. 또 세계 3대 철강사인 일본의 JFE와 기술을 제휴, 이 공장에 고급 후판 생산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후판 시장에 포스코, 현대제철, 그리고 JFE와 손잡은 동국제강의 치열한 3파전이 예고되고 있다. 포스코는 2009년까지 현재보다 110만톤 늘어난 연간 470만톤의 후판을 생산키로 이미 결정한 상태이며, 현대제철도 2010년부터 200만톤의 후판을 시장에 쏟아낼 예정이다.
동국제강 김영철 사장은 2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남 당진의 20만평 부지에 연간 생산 150만톤 규모의 후판 공장을 짓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총 7,600억원을 투자해 내년 1월 착공, 2009년9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260만톤의 후판을 제조하고 있는 동국제강은 당진공장이 완공될 경우 410만톤의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동국제강을 비롯, 철강업체들이 후판 신ㆍ증산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국내 공급량이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하기 때문. 금년만해도 후판 공급부족량은 200만톤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후판의 주요 수요처인 조선업계 호황이 앞으로 10년간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동국제강이 JFE와 제휴관계를 확대, 고급 후판 생산에 드라이브를 건 것은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포스코와 당당히 겨뤄 세계 최고 수준의 후판 메이커가 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제강은 197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후판을 생산한 원조 메이커이지만, 그동안 고로(용광로)가 없다는 원천적 한계가 있었다.
한편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이날 JFE스틸의 바다 하지메 사장과 기술 이전 등 전략적 제휴확대 조인식을 가졌다. JFE스틸은 일본의 대표적 고로업체다.
동국제강은 JFE스틸의 지주회사인 JFE홀딩스의 주식 100억엔 상당을 매입키로 하고, JFE는 현재의 4.09%인 동국제강의 지분을 15%까지 늘리는 등 상호 출자하기로 했다.
또 JFE는 당진공장 건설에 필요한 기술협력과 함께 고급 후판 제조기술을 제공키로 했으며, 동국제강은 JFE스틸의 슬래브를 지속적으로 사들이기로 했다.
김 사장은 "2008년 하반기 브라질공장이 가동되면 이곳에서 제조된 슬래브를 국내로 들여와 후판으로 가공하는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며 "여기에다 JFE와 기술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의 후판 전문기업으로 거듭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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