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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 동료 호프먼 '세이브 제왕' 새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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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 동료 호프먼 '세이브 제왕' 새역사

입력
2006.09.2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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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선수로는 전성기를 지난 만 서른 아홉의 나이. 2003년 오른쪽 어깨 부상 후 150km대의 불 같은 강속구는 더 이상 사라졌다. 그러나 상대 타자를 ‘잡아먹을 듯’한 매서운 눈초리와 하이 키킹, 지저분한(nasty) 체인지업은 그를 여전히 메이저리그 최고 소방수로 군림케 하는 원동력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이 벌어진 25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 샌디에이고가 2-1로 앞선 9회 초 특급 마무리 트레버 호프먼이 마운드에 오르자 그 유명한 ACDC의 ‘지옥의 종소리(Hells Bells)’가 울려 퍼졌다.

호프먼은 14개의 공으로 탈삼진 2개를 곁들여 세 타자를 퍼펙트로 처리하며 리 스미스(1980~97년ㆍ몬트리올 은퇴)의 종전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478S)을 갈아치웠다. 또 올시즌 48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43세이브를 거뒀다.

130여년 메이저리그 역사에 새로운 금자탑이 세워지는 순간, 팀 동료들은 일제히 마운드로 뛰쳐나와 호프먼을 껴안았고 펫코 파크를 가득 메운 4만 1,932명의 만원 관중은 기립 박수로 대기록을 축하했다. 3루측 덕아웃에 있던 피츠버그 선수들도 축하 행렬에 참가했고, 마이너리그 시절 호프먼을 유격수에서 마무리 투수로 전업 시킨 짐 트레이시 피츠버그 감독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호프먼은 그의 아내, 어머니, 세 아들 등 운동장을 찾은 가족들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파드리스 3루 주루 코치로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형 글렌 호프먼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버드 셀리그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직접 전화를 걸어 호프먼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호프먼이 이날 착용한 유니폼과 모자, 최다 세이브를 경신한 역사적인 공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예정이다. 호프먼은 축하 행사가 끝난 후 “여기까지 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오늘의 기쁨을 말로 표한 할 수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애리조나 대학 시절 유격수로 뛰었던 호프만은 한 차례 지명권 트레이드를 거쳐 지난 93년 신생팀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그러나 시즌 중 슬러거 게리 셰필드가 포함된 2:3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로 이적했다.

이듬해부터 마무리 투수로 본격 변신한 호프먼은 20세이브를 거두고 성공적인 첫 해를 보냈다. 96년 9승과 42세이브를 거두며 사이영상 후보에 오른 후 98년 53세이브(평균 자책점 1.48)로 당시 내셔널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워 최고 마무리 투수에게 주는 롤레이즈 구원상을 받았다.

호프먼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클로저로 평가 받는 것은 기복 없는 꾸준한 성적과 높은 세이브 성공률 덕분이다. 그는 소방수로 본격 변신한 후 13시즌동안 30세이브 이상 11차례, 40세이브 이상을 8차례나 거뒀다. 또 통산 535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479세이브(성공률 0.895)를 올려 통산 190세이브 이상을 올린 선수 가운데 최고를 기록 중이다.

한편 한국 프로야구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은 김용수(전 LG)의 227세이브, 일본은 다카쓰 신고(전 야쿠르트)의 260세이브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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