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달러당 940원대로 떨어지면서 전기ㆍ전자와 화학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국내 제조업 대부분의 해외 영업수지가 손익분기점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한국무역협회가 정부에 환율 안정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2005년말 현재 국내 주요 제조기업의 재무제표를 토대로 업종별 해외 영업수지를 추정한 결과, 대부분 달러당 940원 이하에서는 수출을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섬유(손익분기점 환율 1,059원)와 가죽ㆍ신발(1,108원) 기타운송(1,024원) 등의 경우는 이미 연초부터 환율 하락으로 수출 경쟁력을 상실했으며, 자동차(954원) 정밀기계(947원) 등은 최근 환율 급락으로 경쟁력이 완전히 소진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일반기계(925원)와 전기전자(744원) 화학제품(876원)은 손익분기점 환율까지 다소 여유가 있기는 하지만, 환율 하락으로 채산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무역업계는 환율 급락으로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켜지자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무협은 25일 협회 산하 무역진흥위원회와 재정위원회의 합동 연석회를 열어, 환율 동향에 대한 무역업계 전반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토대로 대정부 건의를 할 계획이다.
협회는 특히 최근 환율 불안이 지속되는데도 국회에서 촉발된 ‘외국환평형기금 적자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건’이 시장에서 과도한 불안을 유발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회에 대해서도 환율 안정 대책을 호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수입 비중이 큰 항공 및 음식료 등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이 10% 하락하면 음식료 업종의 경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경상이익률이 0.01% 개선되며, 종이목재와 의료정밀 분야의 이익률도 각각 0.37%와 0.02% 개선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항공사들도 비행기 도입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액이 줄어 경상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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