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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임진왜란사 연구 조중화씨 80대약사 "역사왜곡 고쳐 한일 화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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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임진왜란사 연구 조중화씨 80대약사 "역사왜곡 고쳐 한일 화해로"

입력
2006.09.2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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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을 올바로 조명하기 위해 23년째 '역사 바로 세우기'에 열정을 쏟고 있는 80대 노약사가 있다. 경남 하동군 진교면에서 '마산약국'을 운영하는 조중화(85)씨.

조씨는 임진왜란 종전 408주년을 맞아 23,24일 이순신ㆍ권율 장군의 후손 10여명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교토(京都)에서 임란 당시 왜군 총지휘관이었던 우키다 히데이에(宇喜多秀家)의 후손 등 50여명과 친선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임란학술발표회와 코무덤 앞에서 법회를 열고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묘도 둘러보았다.

그는 1998년 임진왜란 종전 400주년을 맞아 양국 장군 후손들간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임란한일무장후손친선회'를 처음 만든 이후 매년 양국을 오가며 '화합의 자리'를 갖고 있다.

조씨가 임진왜란에 심취하기 시작한 것은 1984년 경남 지역에 산재한 왜성에 관심을 가지면서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 양국민의 화해를 이끌어내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약국 문을 닫아가면서까지 틈틈이 일본을 오가며 임진왜란, 정유재란 관련 자료를 모았고 유적지를 답사, 직접 확인하면서 '다시 쓰는 임진왜란사(1996년)', '바로잡은 임진왜란사(1998년)'를 잇따라 펴냈다. 이 두 권의 책에는 그가 수집한 1,000여 점의 방대한 자료와 현장사진 400여 점 등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스며있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東京)공대 부속 분석화학기술원양성소를 거쳐 이 대학 분석화학교실에서 5년 여 동안 근무하면서 익힌 유창한 일본어 실력이 자료수집에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임란 관련자료도 국내보다 일본의 대학 사료편찬소나 도서관 등에서 수집한 것이 더 많다. 특히 그는 '다시 쓰는 임진왜란사'에서 임란 당시 도요토미가 조선과 명나라 군사의 코를 받고 써주었다는 '코 인수증'을 국내 최초로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조 씨는 자료수집과정에서 "약사가 무슨 역사왜곡 타령이냐"며 정신병자 소리도 수없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일본인들에게 임란의 실상을 생생하게 알리기 위한 일본어판 '임진왜란사'의 출간을 준비중이다.

그는 "3년 여에 걸친 작업 끝에 수년 전 집필을 끝내고 일본 출판사에 제의했다가 거절 당했다"면서 "다른 출판사를 물색하거나 국내에서 일본어판을 출간하는 것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순을 훌쩍 넘겼지만 지금도 임진왜란사를 연구하는 학자 등과 이메일로 자료를 주고받고 연구내용을 지역신문에 기고하는 등 임란에 대한 그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하동=글ㆍ사진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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