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의 오른손 슬러거 타이론 우즈(37)는 최근 한 일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이승엽이 많이 앞서 있지만 시즌이 끝날 때쯤 이면 내가 역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승엽에 비해 내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장담했다.
요미우리 이승엽(30)에 비해 경기가 많이 남아 있는 데다 한국 프로야구 OB에서 뛰던 지난 98년 이승엽을 상대로 대역전승을 거둔 경험에서 나온 자신감이었다. 우즈는 당시 이승엽(삼성)에게 시즌 중반까지 크게 뒤졌으나 9월 이후 11홈런을 몰아치며 42홈런으로 홈런킹과 외국인 사상 첫 MVP를 거머쥐었다. 반면 이승엽은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38홈런에 그치며 2위로 만족해야 했다.
이승엽에게 큰 아픔을 남겼던 ‘98시즌의 악몽’이 8년 만에 일본 무대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생겼다. 현재 40홈런으로 센트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승엽의 홈런포가 주춤한 가운데 경쟁자들의 추격이 거세기만 하다.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우즈와 애덤 릭스(야쿠르트)는 23일 맞대결을 펼친 경기에서 각각 2회 선제 솔로 홈런과 3회 동점포를 쏘아 올렸다. 나란히 시즌 37호를 터트리며 올시즌 최소차인 3개차로 이승엽을 바짝 추격한 것. 이에 따라 이승엽이 지난 2003년 일본 진출 이후 처음으로 노리고 있는 홈런왕 타이틀에 빨간 불이 켜졌다.
우즈는 최근 6경기에서 2경기 당 거의 홈런 한 개꼴, 릭스는 4경기에서 4개를 터트리는 무서운 상승세다. 반면 이승엽은 이 달 들어 3홈런에 그치고 있다. 경쟁자들의 추격을 의식한 듯 이승엽은 왼 무릎 통증에도 불구하고 남은 경기에서 전타석에 들어서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그러나 부상의 여파로 타격 시 축이 되는 왼 무릎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타구에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승엽이 12경기를 남겨둔 반면 우즈는 18경기, 릭스는 17경기나 앞두고 있어 불리한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23일 한신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서서히 타격감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12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벌인 이승엽의 타율은 3할2푼에서 3할1푼9리로 조금 떨어졌고, 요미우리는 1-4로 패하며 2연패를 당했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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