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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에 묻힌 민생정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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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에 묻힌 민생정치 약속

입력
2006.09.2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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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김한길 등 새판짜기 행보에 앞장5·31 참패 후 "서민경제 올인" 공언 무색열린우리당이 연일 정계개편의 불을 당기고 있다. 최근 김근태 의장이 정계개편 시기를 12월 초로 언급한 데 이어 김한길 원내대표 등이 나서 정계개편 주역들과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는 5ㆍ31 지방선거 참패 후 서민경제 회복에 올인해 국민 지지를 되찾겠다던 약속을 저버리고, 다시 새판 짜기라는 구태의연한 정치공학적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김근태 의장은 연말까지 정계개편 논의를 중단하자고 했고, 김한길 원내대표는 정기국회를 민생국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으나 지금에 와선 이들 두 사람이 판 흔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형국이다.

김 원내대표는 2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12일 고건 전 총리와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 없다”면서도 중도개혁세력의 연합, 4년 중임제 개헌,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 등에 대해 교감을 나눴음을 은연중에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영입 대상자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도 만났다며 “정치인이 사람 만나는 걸 피해서야 되겠느냐”고 이 같은 행보를 계속할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김근태 의장은 20일 지역당원 간담회에서 “12월 초가 되면 한나라당의 수구보수대연합에 대응하는 민주개혁대연합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른 지도부 인사로는 문희상, 배기선 의원과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 등이 정치권 인사를 두루 접촉 중이다.

이와 함께 중도파 초선의원 모인인 ‘처음처럼’은 내주 대선전략과 정계개편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세 확산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외곽 인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당내 통합파는 물론 민주당 한화갑 대표 등과 만나는 등 범 여권 통합을 위해 발벗고 뛰고 있다.

우리당이 이처럼 강한 정계개편 의지를 보이는 이유는 “정책 등 현재의 방법으로는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위기의식 때문”(수도권 중진의원)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던 서민경제 회복 약속을 몇 달 만에 내팽개치고 정치판을 흔들어 위기를 모면하려 하는 것은 후진 정치의 단면”이라는 비난이 무성하다.

한 고위당직자조차 “아무런 정책적 성과를 내놓지 못한 채 정계개편 운운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특히 정기국회를 민생국회로 만들자던 원내대표가 딴 데에 신경을 쓰는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일침을 놓았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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