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차세대 운송수단으로 개발해온 자기부상열차가 시험운행에서 선로 보수차량과 충돌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22일 오전 10시 5분께 29명을 태운 자기부상열차 트란스라피트가 독일 북서부의 라텐 을 시속 200㎞로 달리다가 2명이 타고 있던 선로보수 차량과 충돌해 23명이 사망했다. 나머지 8명도 중상이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트란스라피트는 뒤르펜과 라텐 사이 32㎞구간을 주 4회 시험 운행해 왔으며, 충돌 후 안전장치 덕분에 지상 5m 높이의 선로를 이탈하지는 않았다.
자기부상열차 관리회사인 IABG의 루돌프 쉬바르츠 대변인은 “이번 사고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실수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경찰도 “통신망이 망가져 선로 보수차량이 트란스라피트 시험운행을 모른 채 선로에 남아있다가 일어난 사고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멘스와 시젠쿠르푸의 합작사가 만든 트란스라피트는 ‘마글레브’라는 자기부상 시스템으로 운행되며 시속 450㎞까지 낼 수 있는 최첨단 열차다.
이번 사고는 세계시장에서 기술우위를 지켜온 독일 차세대 열차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운행중인 독일산 자기부상열차에서 불이 난데 이어 이번 충돌사고가 발생해 안전성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자기부상열차를 중국 내 다른 노선에 납품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벌여온 중국과의 협상이 이번 사고로 어려워질 것이라고 BBC방송은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회의를 중단하고 사고 현장으로 뛰어갔을 정도로 독일 정부의 충격은 크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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