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좌파 지식인인 노엄 촘스키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악마'라고 비난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혀 둘 사이의 교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촘스키는 "차베스는 비록 거친 언사를 사용했지만 많은 나라의 공통된 견해를 표출했을 뿐"이라며 "그가 보이고 있는 분노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20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촘스키의 저서 '패권인가 생존인가-미국은 지금 어디로 가는가'를 들고 나와 이 책이 세계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해준다면서 부시 대통령을'악마'' 거짓말쟁이''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촘스키는 이어"부시 행정부가 차베스 정부를 전복하려 한 쿠데타를 지원했다"면서 "베네수엘라가 미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쿠데타를 지원했다면 우리가 이것을 단순한 농담이나 장난으로 생각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나아가 "차베스 정책 가운데 많은 부분이 매우 건설적"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촘스키는 차베스가 자신을 이미 고인이 된 것으로 착각한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차베스가 내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기뻤으며 그를 만나면 행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에 돌아온 차베스 대통령은 23일 동부의 농장지대를 방문, "지난번 '악마'발언과 관련, 부시 대통령 등 일부가 나를 살해하려 사형선고를 내렸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나를 죽일 수 없으며 나는 내 자신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 지 알고 있고 여러분 모두가 나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촘스키가 곧 베네수엘라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혀 이들의 만남이 실현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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