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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한미FTA 성공을 위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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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한미FTA 성공을 위한 전략

입력
2006.09.2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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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 라운드의 일단중지가 선언되었다. 개도국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세계의 자유교역질서를 확대하려던 세계주의적 노력이 선진국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난관에 부딪힌 셈이다. 도하라운드의 중지는 세계 각국이 세계주의보다는 지역주의에 더욱 큰 관심을 갖게 하고 있다.

● 피할 수 없는 FTA

최근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전개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은 무엇일까? 미국은 유럽연합(EU)과 농산물 시장개방에 관한 이견으로 도하 라운드에서 첨예한 대립각을 보여 주었다.

그런데 EU는 보다 많은 국가들을 EU에 가입시킴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경제블럭을 이루었다. 이에 비해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형성하고는 있으나 이에 속한 캐나다와 멕시코는 결코 큰 경제라 할 수 없고, 또 남미 지역으로의 지역주의의 확대는 몇몇 좌파적 정권의 반미적 분위기에 부딪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여건 속에서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관심을 두고 오래 전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아태지역에서의 자유교역질서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으나 이 지역의 문화적 역사적 이질성은 그 노력이 쉽사리 결실을 맺지 못하게 하고 있다.

바로 이 시점에 한미 FTA협상이 시작된 것이다. 미국이 만일 한국과 FTA협정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이 FTA협정을 맺은 국가 중 가장 큰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가 된다. 그리고 미국은 한국을 발판으로 넓은 시장을 지닌 아태지역 특히 중국에 진출하거나 또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교역국가로써 선진국 대열에 끼어 들어야 하는 우리의 입장은 어떠한가? 우리에게는 사실 세계주의적 협상이 유리하다. 강대국과 일대 일로 협상하느니 우리와 같은 입장에 있는 많은 나라들이 힘을 합쳐 강대국과 협상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하라운드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개별 국가와의 FTA협상은 불가피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정부가 마치 FTA 건수만 많으면 된다는 식으로 동시다발적 FTA를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개별 국가와의 FTA는 상대방 국가의 경제여건에 따라 우리 내부 경제구조가 달리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개별국가와의 FTA는 경제구조와 여건을 전략적으로 고려하여 추진하여야 한다.

미국이 전략적 관점에서 한국과 FTA를 체결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미국을 FTA 상대로 정한 것은 옳은 선택이다. 일본과 협정을 맺을 경우 별로 얻을 것이 없고, 중국과 할 경우에는 우리의 제조업이 크게 어려움을 당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경제성장단계는 기술면에서 중국에 조금 앞서있을 뿐이다. 우리에게는 중국에 대한 이 기술적 우위를 어떻게 지켜 갈 것인가가 몹시 중요한 과제이다. 만일 일본과 FTA를 한다면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으로부터 들어오는 기술상품들이 우리의 기술상품의 발전을 어렵게 할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우리와 크게 다른 산업구조를 가졌고 또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교역보다는 투자에 의한 중간재 산업의 기술적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고, 이를 통한 대중국 경쟁력 확보에 유리할 수 있다.

● 중국에 대한 경쟁력 확보해야

사실 FTA가 만병통치약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많은 내부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따라서 FTA는 그것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이득을 최대화할 수 있는 전략에 의해서 추진되어야 한다. 다행히 미국과 한국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미국의 입장을 십분 활용하여 우리의 내부 문제를 최소화하며 FTA가 가져다 줄 수 있는 이득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동시다발적 FTA의 추진이 아니라 철저한 전략과 계산에 의한 협상이 필요한 때이다.

이영선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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