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황(50) 방송위원(상임)이 23일 사임을 발표, 출범(7월14일)한 지 두 달 밖에 안된 3기 방송위원회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8월23일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 이상희 전 방송위원장에 이어 주 전 위원마저 물러남으로써 상임위원 5명(전체 9명) 중 2명이 바뀌게 됐다.
특히 주 전 위원의 사임 발표는 조창현 전 중앙인사위원장이 22일 새 방송위원 및 방송위원장으로 내정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어서 방송계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송위원 선임 과정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 전 위원은 23일 "최근 일부 신문들이 저의 주변과 신상을 뒤지면서 악의적이고도 조직적인 표적 취재를 하고 있다"며 "직무수행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방송위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해 사임한다"고 밝혔다. 주 전 위원은 1994년부터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열린우리당 추천을 받아 방송위원에 임명됐다.
방송계에 따르면 모 신문이 주 전 위원의 재산형성 과정과 박사 논문에 문제점이 있다는 의혹을 포착해 취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KBS는 23일 밤 9시 뉴스에서 "주 전 위원이 지난해 11월 강원 춘천시에 있는 장인의 밭 1,000여평을 3억9,000만원에 매입하기 전 주소를 옮겼으나 거의 살지 않았다"며 "주 전 위원이 땅을 되팔 때 양도세 감면 혜택을 보기 위해 위장전입을 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2기 방송위 임기 만료일을 2개월이나 넘겨 구성된 3기 방송위는 출범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방송위 노조는 일부 위원이 부적격자라며 철야 농성과 함께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다.
방송위가 임명한 신태섭 전 KBS 이사가 사임했고, 구관서 EBS 사장이 박사학위 논문 자기표절 등의 의혹 때문에 노조의 거센 반발을 부르는 등 방송위의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제기돼 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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