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직접투자(FDI) 가운데 신규투자 보다는 국내기업 인수 합병(M&A)을 위해 들어오는 외국 자본의 비중이 최근들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인수합병(M&A)형과 신규투자(Green Field)형으로 나뉘는데 M&A형은 회사의 소유 구조가 바뀌는 것일 뿐이어서 실제로 국가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때문에 외국인 투자의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알고 보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재경부가 24일 국회 재경위 소속 엄호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FDI 실적 가운데 M&A형의 비중은 56.0%, 신규투자형은 44.0%였다. 지난해에는 M&A형이 51.7%, 신규투자형이 48.3%였다.
FDI가운데 M&A형의 비중은 2003년 이후 크게 증가했다. 2001년과 2002년의 경우 M&A형의 비중은 25.7%와 20.4%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3년에는 55.8%에 이르러 처음으로 신규투자형(44.2%)을 앞질렀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등 미국과 유럽의 투기성 금융자본이 대거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엄 의원은 “정부가 외국인 투자의 외형적 실적 홍보에만 치중하지 말고 국내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선택적 자본 유치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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