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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침묵의 소리' 美 의회를 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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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침묵의 소리' 美 의회를 적시다

입력
2006.09.22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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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여성 영화감독 김대실(62)씨가 제작한 위안부 기록영화 ‘침묵의 소리(Silence Broken)’ 21일 미국 워싱턴의 롱워스 하원빌딩에서 상영됐다. 위안부 할머니들, 당시 일본군 모병관의 증언 등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은 참상과 일본의 만행을 생생히 고발한 이 영화는 2000년 미 공영방송 PBS를 통해 방영되고 조지타운대 등 여러 대학에서 소개됐으나 미 의회 건물에서 상영되기는 처음이다.

이날 상영회는 지난 13일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위안부 결의안 759호 채택을 기념하고 하원 전체회의에서의 조기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된 것. 서옥자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회장, 김영근 워싱턴한인회장, 결의안을 제출한 레인 에번스 민주당 의원과 마이크 혼다(민주), 에드 로이스(공화) 의원 등 관련 전문가 50여명이 참석했다.

김 감독은 상영회에 앞서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들이 가난한 아시아 여성이어서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50여년이 지나도록 승전국인 미국을 비롯해 세계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여성 인권 차원을 넘어 인종적, 계급적 문제”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위안부 문제는 도덕적인 죄였을 뿐만 아니라 합법적으로 이뤄진 죄였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공식적인 문서를 통해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동안 위안부 문제를 방관해온 한국 정부에 사실상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90분 분량을 20분으로 편집한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참석자들은 참담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에 눈시울을 적셨다. 일본계인 혼다 의원은 “미국 의회는 한국 위안부 문제에 대한 결의안을 통과시켜 일본 정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도덕적 책무가 있다”고 말하고 “평범한 민간 여성들을 성노예로 삼은 일본제국의 군대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잔학한 행위에 대해 일본 정부가 사과를 거부하는 것에 똑같이 참담함을 느낀다”고 성토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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