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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어린이책, 사과배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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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어린이책, 사과배 아이들

입력
2006.09.2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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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밴처녀 꼭 빼닮은 사과배나무를 아시나요리혜선 글ㆍ이영경 그림 / 웅진주니어 발행ㆍ7,500원

‘옌볜처녀=억척스럽고 강단 있고 돈벌이에 여념 없는 여자.’

촌스런 빨간 스카프를 두르고 “했슴다”를 연발하는 TV 드라마 속 재중동포 주인공을 우리 아이는 그렇게 정의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과배 아이들’은 그런 생각을 품었을지도 모를 아이들에게 한번쯤 들려줄만한 이야기다.

이 창작 동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일제시대 때 중국으로 이주해 세상에 없던 사과배나무를 만들어낸 다섯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청국으로 갈 거야. 안 가면 다 굶어 죽어버린대.” 함경북도 한 시골마을에 사는 창호네와 이운이네 가족은 기울어 가는 나라를 등지고 용정 소기골로 떠난다. 창호 동생 창선이는 고향 이운이네의 사과를 그리워하며 풍토병을 앓는다. 창호는 동생을 위해 백두산을 넘어 고향에 가 사과나무 접지를 가져오지만 창선이는 이미 죽고 없다. 창호는 용정 돌배나무에 사과나무 접지를 붙여 마침내 사과배나무를 만들어낸다.

사과처럼 달고 배처럼 물 많고 시원한 사과배. 온갖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우리 말과 문화를 잃지 않고 중국의 우수한 문물도 받아들일 줄 알았던 재중동포의 130년 역사는 사과배를 꼭 빼닮았다. ‘폭죽소리’ 등으로 낯익은 재중동포 작가 리혜선의 작품.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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