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는 21일 “연말에 우리의 정치 질서에도 구조조정 움직임이 있을 것이며 어떤 방향이든 새로운 움직임이 태동하리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제33회 LA 한국의 날 행사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고 전 총리는 이날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보수대연합에 맞선 민주개혁세력연합이 필요하다고 밝힌 데 대해 “김 의장의 민주세력연합론에 대해 원칙적인 방향에 동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정계개편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온 고 전 총리가 정치권 새판 짜기를 위한 군불 때기에 나선 셈이다. 지난달 자신이 주도하는 ‘희망연대’가 발족된 뒤 정치권 밖에서 활로를 찾기가 쉽지 않자 조기 정계개편을 바라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기존 정당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신당 창당과 관련 “중도실용 개혁세력의 통합에 대한 공감대는 많이 확산돼 있으며 방법론에 있어서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영입설’에 대해 고 전 총리는 “여야 양쪽에서 (영입에 대한) 비슷한 얘기가 오가고 있는데 여야 대립 구도에서 나를 중심으로 공감대가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는다”면서 “그런 면에서는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국민 기대와 나의 시대적 역할에 대해서 구상을 가다듬고 있으며 때늦지 않게, 적절한 시기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고 전 총리는 최근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여러 문제에 대해 외교적 덕담이긴 하지만 결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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