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사학계 인사 중 최고령에 속하는 조용기(81) 한국사학법인연합회장이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교육계에서는 “팔순의 나이에 강단에 서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육행정학 박사인 조 회장은 매주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광주에 있는 남부대와 전남과학대에 모습을 드러낸다. 자신이 설립한 대학의 교양과목 강의를 위해서다. 강의 제목은 ‘인간학’. 오전과 오후로 나눠 각각 2시간씩 학부생 100명을 상대로 강의하고 있다. 2003년 3월 첫 강의를 시작해 올해로 벌써 7학기째를 맞고 있다.
오랜 사학계 활동으로 ‘사학 대부’로 불리는 조 회장이 팔순의 나이를 잊은 채 강의에 매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 경험을 손주뻘 되는 학생들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맨손으로 시작해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는 교육기관을 만들게 되기까지의 역경과 보람을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욕심이 컸다. 강의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지혜나 인내론 등 요즘 대학생들이 놓치기 쉬운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남 곡성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해방 전 중학교 시절 우연히 시작한 야학이 계기가 돼 교육과 인연을 맺었다. 1950년 천막 2채로 옥과농민고등학원(현 옥과고등학교)을 만든 후 농업으로 번 돈을 육영사업에 모두 쏟아 부었다. 3개의 사학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그는 24평형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다.
조 회장은 자신의 강의 내용을 정리해 최근 ‘달걀이 깨어나 바위를 넘다’ 제목의 책을 냈다. 그는 책에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불행한 것은 꿈이 없는, 열정이 없는 삶”이라고 적고 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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