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에 몇번이나 당첨, 7번 벼락 맞고도 멀쩡 '거짓 같은 진짜 얘기'마틴 플리머, 브라이언 킹 지음ㆍ김희주 옮김 / 수희재 발행ㆍ1만2,000원
에이브러햄 링컨과 존 F 케네디는 금요일에 흉탄을 맞고 숨졌다. 링컨이 연방의회 의원에 선출된 연도와 케네디가 대통령에 당선된 연도에는 정확히 100년의 차이가 난다. 이들의 암살자들 역시 100년 간격을 두고 태어났다.
TV 드라마에서 슈퍼맨 역할을 맡았던 조지 리브스는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고,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는 낙마 사고를 당해 휠체어에서 생을 마쳤다. 리브의 상대역이었던 마곳 키더는 약물 중독과 정신 질환에 시달렸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14년 전 미국의 모건 로버트슨은 ‘타이탄호의 침몰, 혹은 부질없음’이라는 소설을 썼는데, 소설에 등장하는 타이탄호의 승객과 승무원 수, 구명보트 수, 그리고 빙산과 출동할 때의 속력은 실제 사고를 당한 타이타닉호와 똑같다.
36년간 7번이나 벼락을 맞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복권에 몇 번이나 당첨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엄청난 사건은 아니라 해도 누구나 한 번쯤은 기가 막힌 우연의 일치를 경험하게 된다. 사람들은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하고, 때로는 이를 운명이라는 말로 바꿔 부르기도 한다.
‘정말로 있었던 거짓말 같은 이야기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저자들은 사람들이 ‘외부의 어떤 힘이 자신에게 닿았다는 오싹함과 자신이 선택되었다는 느낌 때문’에 우연의 일치를 좋아한다고 설명한다. 아예 ‘우리의 생존 자체가 최고의 우연의 일치’라고 말한다.
책은 우연의 일치와 관련된 각종 사례들을 나열하고, 우연의 일치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소개하지만 책 제목을 통해 던진 의문에 대한 답은 얻지 못한다. 책 속에 인용된 “너무 합리적이든, 너무 초자연적이든 우연의 일치를 모으는 일은 지금도 여전히 재미있는 실내 게임”이라는 과학 저술가 아서 케슬러의 말이 곧 이 책의 결론이기도 하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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