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공군이 조종사 훈련을 위한 공대지 사격장 문제를 30일 이내에 해결해 줄 것을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 다음달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 앞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막판 공세이자 사실상 최후통첩으로 풀이된다.
게리 트렉슬러(중장) 주한 미 7공군사령관 겸 주한미군 부사령관은 21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21세기 희망의 경기포럼’ 초청강연에서 “(공대지 사격장 문제가)30일 이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항공전력을 한반도 밖으로 전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렉슬러 사령관의 발언은 ‘사격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공군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배치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주한미군측은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훈련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트렉슬러 사령관이 30일 이내로 시한을 못박은 것은 어느 때보다 강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0일의 기간은 다음달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은 그 동안 공대지 사격장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줄 것을 누차 요구했다. 지난해 매향리 사격장 폐쇄 이후 직도 사격장에 저고도 사격훈련 장비를 설치할 것을 요구했지만 주민 반발이 심해 자동채점장비(WISS) 설치가 난항을 겪자 A_10기는 이미 해외에서 훈련을 받고있다. 일각에서는 사격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주한 미공군의 주력기인 F_16도 훈련을 위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우리 정부도 공대지 사격장 문제를 한미연례안보협의회 이전에 해결한다는 원칙에 따라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원만한 해결 가능성도 남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직도사격장의 자동채점장비 설치를 위해 전북 군산시와 막판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이 달 안에 가시적인 성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방부는 또 현재 80대 20인 한국 공군과 주한 미공군의 직도사격장 훈련비율을 70대 30으로 조정해 미측의 불만을 해소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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