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학ㆍ연수와 같은 교육목적으로 해외로 나간 장기출국자가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교육목적의 ‘탈(脫) 한국’이 줄을 이으면서 장기출국자 중에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도 38%로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유학자금 등 해외 송금을 급격히 늘려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한편, 국내소비 축소로도 이어져 국민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국제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학ㆍ연수를 목적으로 한국을 떠난 장기출국자가 10만2,085명을 기록했다. 유학목적이 5만9,942명, 연수목적이 4만2,143명이었다. 장기출국자는 90일 넘게 해외에 머문 사람이다.
유학ㆍ연수 목적의 해외 출국자는 해마다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2002년 8만4,050명, 2003년 8만4,267명에서 2004년에 8만9,403명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1만명 이상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해 출국목적별 순위에서도 관광ㆍ시찰목적 34.6%에 이어 유학ㆍ연수목적이 27.1%를 차지해 2004년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
출국자 가운데 학생의 비율은 2003년 36.1%를 기록했다가 지난해에는 38%까지 증가해 14만명을 돌파했다. 출국자의 연령은 20대가 14만1,000명으로 37.4%, 30대가 6만9,000명으로 18.3%를 차지해 20~30대가 55.7%에 달했다.
유학ㆍ연수 목적의 출국자가 늘어나면서 올 들어 7월까지 유학ㆍ연수비 명목으로 해외로 빠져나간 돈은 1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이유 등으로 경상수지는 꾸준히 나빠져 내년에는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더구나 해외 유학을 한 두뇌들이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국부와 두뇌 유출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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