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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칼럼] 인재 양성에 눈 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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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칼럼] 인재 양성에 눈 돌려라

입력
2006.09.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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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인재 양성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보도된 일본의 인재 수입 프로젝트는 인구 감소로 기업의 필요인력을 국내에서 공급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본에 온 아시아 유학생과 미국 유학생을 남게 하기 위한 지원책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즉 아시아 인재자금을 만들어 내년부터 IT(정보통신), 환경, 전기 분야에서 매년 2,000명 정도를 선발해 유학비를 대주고 기업 인턴십(취업 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유학생 대상 전문 강좌와 비즈니스 일본어 강좌 등 2년간의 특별코스를 운영하고 1인당 주거비와 학비, 생활비 등으로 월 20만~30만엔 정도를 지급하기로 했다.

● 독보적 인재는 국가부강 선도

중국이 글로벌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세운 '111계획'은 더 거창하다. 세계 100위권 유명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대가(大家) 수준인 인재 1,000명을 데려와 일류학과 100개를 만든다는 것으로, 양적 성장에 치우친 발전모델을 질적 성장으로 바꾸기 위한 구상이다. 이제는 Made in China가 아니라 Made by China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또 올해부터 해마다 20∼30대 대학교수를 5,000명씩 외국에 보내기로 했다. 밖에 나가서 배우고 돌아와 조국을 위해 봉사하라는 것인데, 돌아오지 않고 눌러앉는 유학생이 많다면 그만큼 내보내는 숫자를 더 늘리면 된다는 적극적 사고의 산물이다. 홍콩정부도 홍콩에서 개인사업이나 취업을 할 수 있는 우수인재들을 수입하는 방안을 최근 발표했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국민 모두가 잘 살게 하려면 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다. 첨단 과학·의학 분야는 물론 인문·사회, 예·체능을 포함한 각 분야에서 독보적 인재를 길러내야만 미래의 부(富)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글로벌 인재 확보는 모든 나라가 한결같이 미래 핵심전략으로 추구하는 정책이다.

그런데 우리는 답답하기만 하다. 고급 인력 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실천하는 주체는 일부 대기업뿐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있는데도 국가 차원의 목표와 전략이 명확하지 않으며 예산 배분도 나눠먹기식에 그치고 있다. 특히 이 정부 들어 더 심해진 획일적 평등주의는 인재 양성에 필요한 수월성교육이 정착되기 어렵게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교육지표에 나타난 한국의 GDP 대비 교육비 지출비중은 7.5%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도 대학 수준은 형편없이 낮다. 우수한 인재가 몰리기는커녕 해외로 나가는 국내 우수학생들이 더 늘어날 뿐이다.

국비유학생 파견은 1977년부터 2005년까지 45개국 1,841명으로, 한 해 평균 63명 수준이었다. 국비 유학생을 위한 예산은 2002년 27억, 2003년 26억, 2004년 24억, 2005년 21억원 등으로 오히려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최근 발표된 '비전 2030'은 대한민국의 장기 종합전략이라지만 그 거창한 프로젝트에 인재 양성에 관한 언급은 없다. 우리는 'IT강국'이라고 뻐기고 있는데, 이 분야의 개발인력은 씨가 말라 성장과 혁신이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라 들리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03년 펴낸 'IT전문인력 수요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소프트웨어(SW)와 시스템통합(SI) 개발·설계 직종의 인력부족 규모가 1만 4,086명이었다. 전체 필요 인력과의 비율을 따진 SW 인력 부족률도 8.6%나 된다.

● 중국ㆍ일본에 뒤진 한국의 노력

그래서 외국 인력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데, 근본 대책은 되지 못한다. 그들을 현장에 투입하려면 일정한 적응 과정과 재교육 등 시간과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게다가 대학과 산업체 간의 '인력 배출-채용'의 선순환구조가 무너진 지 오래여서 이공계 기피현상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최근 인문학의 위기를 지적하고 학계 안팎의 반성과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인재 양성은 발등에 불처럼 모든 분야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심각한 문제다. 인재 양성이 잘 안 되면 수입이라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임철순 주필 yc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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