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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파업딛고 다시 달리는 쌍용차 평택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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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파업딛고 다시 달리는 쌍용차 평택공장

입력
2006.09.2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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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오전 7시30분부터 막히더니 요즘은 7시부터 막힙니다."

파업이 마무리되고 쌍용자동차 조업이 4일부터 정상화하면서 이 회사 본사와 공장이 있는 경기 평택시 칠괴동에서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칠괴동 일대 주민들은 회사 앞 2차선 도로 혼잡 시간이 빨라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 쌍용차 생산본부 한상태 전무는 "출근 시간(오전 8시30분)을 앞당긴 것도 아닌데도 대부분 8시 이전에 나온다"고 말했다.

외부인들이야 출근 시간 빨라진 것만 느끼지만, 30여만평 부지에 연간 25만대 생산시설을 갖춘 평택공장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생산 라인에서 나온 차량 가운데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는 비율이 파업 이전보다 30% 이상 높아졌다. 한 전무도 "이전에는 가동률이 하루 생산능력의 94% 안팎이었으나, 19일에는 99% 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자동차 산업이 대규모 장치산업이기도 하지만, 최종 경쟁력은 사람의 손끝에서 좌우되기 때문이다. '아침에 부하들 일하는 뒷모습만 봐도 어제 뭘 했는지 알 수 있다'는 현장 경력 25년의 조립3팀 이영희 공장은 "밑에 있는 50여명 근로자 모두의 눈빛이 예전과 다르다"고 말했다. 잔업 참가율도 80%에서 95%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파업사태를 겪은 뒤 '다시 한번 시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근무 기강이 확립됐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생산효율이 크게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쌍용차가 안정을 되찾는데는 회사의 노력도 주효했다. 회사측은 조업이 재개된 4일 평택과 창원공장에 1,200개의 케이크를 돌렸다. 케이크에는 '한마음 새출발 우리의 미래는 우리 손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또 월 1회 열렸던 생산ㆍ사무직 간담회를 수시로 열고 있다.

노사가 뭉치고 다시 뛰기 시작하자 평택 주민들도 쌍용차를 돕겠다고 나섰다. 평택시 '통ㆍ리장 연합회'가 최근 평택 종합운동장에서 주민 1,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쌍용차 팔아주기 결의대회'를 열었다. 또 19일에는 송명호 평택시장이 회사를 방문, 정일권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와 경영진을 만나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각종 지원을 약속했다.

기강이 확립되고 외부 격려로 힘을 얻은 탓일까. 조업 정상화 이후 국내 언론 최초로 20일 공장을 찾은 기자에게는 현장 근로자 모두가 영업사원처럼 느껴졌다. 근로자 모두 체어맨, 액티언의 품질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자랑했다.

조립1팀 김상훈 직장은 "파업 기간 중에도 2시간 간격으로 생산라인을 순찰했으며, 완성차 열쇠도 모두 별도로 보관해 차량의 품질은 오히려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쌍용차는 중국산 부품을 쓴다는 루머가 있는데, 절대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달라"고 신신당부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모두 마무리됐으니, 이제는 질주하는 일만 남았다"는 쌍용차 근로자들의 다짐에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평택=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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