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계에 짝짓기 바람이 거세다. 짝짓기 패턴도 같은 업종간 동종교배를 벗어나, 서로 다른 업종의 이종교배가 두드러진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인수합병(M&A)을 실시한 IT업체는 인네트, 텔레윈, 아이레보, 와이더댄닷컴 등 무려 9개사에 이른다. 최근의 M&A는 덩치 키우기 차원에서 동종 업체끼리 추진하던 과거 방식과 달리, M&A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뚫으려는 다른 업종간 기업 결합이 늘어 더욱 눈길을 끈다.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인 인네트가 그 대표적인 경우. 이 업체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위해 '말아톤' '친구' 등을 제작한 영화제작사 시네라인투와 이달 말 합병한다. 지난해 8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인네트는 네트워크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자 새로운 시장개척을 위해 영화제작자 합병카드를 던졌다.
무선통신업체인 텔레윈도 14일에 공장자동화업체인 에임시스템의 지분 29%를 인수했다. 에임시스템은 189명의 직원중 164명이 개발자인 연구개발 전문업체여서 향후 텔레윈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때 연구센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다.
디지털콘텐츠 개발업체인 장미디어인터렉티브도 통신장비 업체인 테라웨이브를 합병하고 이 달들어 새 사업을 시작했다. 장미디어인터렉티브는 합병을 통해 기존 콘텐츠 개발 외에 통신시스템 장비사업에 신규진출할 계획이며,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접촉식 기능칩 등 신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플라스틱 성형 사출업체인 제이엠피는 신규사업을 위해 통신장비업체인 네오웨이브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다. 제이엠피는 한창이 보유한 네오웨이브 지분 38%를 인수한데 이어 계열사 편입을 위한 지분 확대에 나섰다.
동종 업체끼리 이뤄진 M&A 역시 해외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결합이 많다. 디지털 도어록(문 잠금장치) 업계 1위업체인 아이레보는 최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2위인 싸이트론을 인수했다.
인수 배경은 싸이트론이 기계식 잠금장치를 만들기 때문인데, 아직까지 디지털 도어록이 보급되지 않은 미국과 유럽을 공략하려면 현지에서 요구하는 기계식 잠금장치를 반드시 갖춰야한다는 판단에서다.
휴대폰 통화연결음 및 온라인게임 등을 개발한 와이더댄닷컴은 14일에 미국의 멀티미디어 개발업체인 리얼네트웍스로 넘어갔다. 미국과 유럽에서 모바일 분야 진출을 꾀했던 리얼네트웍스로서는 적임자를 고른 셈이다.
이밖에 초고속인터넷 업체인 하나로텔레콤, MP3제조업체인 레인콤, 디지털음악 서비스업체인 벅스뮤직 등 역시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 M&A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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