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는 ‘역시’, 쇼트게임은 ‘글쎄’.
‘괴물’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이 괴력의 샷을 뽐냈다. 세계랭킹 6위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6언더파 65타를 쳐 양용은(게이지디자인)과 공동선두에 올라 이름값을 했다. 왓슨과 구센은 또 한국 골프팬들에게 환상의 이글샷 하나씩을 선사했다.
왓슨은 21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ㆍ7,086)에서 열린 코오롱ㆍ하나은행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첫날 4언더파 67타를 쳤다.
왓슨은 이날 동반라운드를 펼친 양용은과 강경남(삼화저축은행)보다 드라이버샷을 30~50야드나 더 보내 동반 플레이어들의 기를 죽였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왓슨은 18번홀(파5ㆍ561야드)에서는 365야드의 ‘괴력샷’을 뿜어대기도 했다. 또 왓슨은 후반 2번홀(파4ㆍ416야드)에서는 2번 아이언으로 285야드를 날려 보낸 뒤 131야드를 남기고 친 웨지샷이 그린에 두 번 튄 뒤 홀에 굴러 들어가는 짜릿한 이글샷을 선보였다. 그러나 왓슨은 퍼팅 등 쇼트게임에서는 기대이하 였다. 동반 플레이를 펼친 강경남은 “드라이버 거리에서는 50야드 정도 뒤졌지만 쇼트게임은 내가 더 잘했다”고 농담을 건넬 정도. 양용은은 6언더파로 왓슨에 2타 앞섰고, 강경남은 3언더파를 기록했다.
독학으로 골프를 했다는 왓슨은 “오늘 드라이버샷이 원하는 만큼 맞지 않았다”면서 장타 비결에 대해서는 “세게 치려고 할뿐이다. 특별한 레슨 비법은 없다”는 다소 싱거운 대답을 했다. ‘샷을 대충대충 하는 것 같더라’는 질문에는 “너무 신중하기보다 즐기는 편이다”면서 “나는 코치도 없고, 레슨을 받아본 적도 없다. 사람들을 만나며 그냥 골프를 즐길 뿐”이라고 덧붙였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구센은 첫날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4개를 묶어 6타를 줄여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구센은 특히 6번홀(파4ㆍ330야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길어 그린을 오버했지만 그래스 벙커에서 친 15m짜리 칩샷을 그대로 성공시켜 이글을 뽑았다.
구센은 ‘벼락에 맞은 이후 성격이 차분해졌다는 설이 있는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청소년 시절에 골프를 하다가 벼락을 맞아 병원에 입원한 적은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밝혔다.
천안=정동철 기자 ba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