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 300억원 유치하라고 400억원의 땅을 공짜로 빌려준다는 게 말이 됩니까.”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분당구청사 인근 시유지에서 21일 기공식을 가진 ㈜펀스테이션의 이상한 외자유치 활동이 논란을 빚고 있다.
성남시의회 윤광열 의원에 따르면 성남시는 미국 펀스테이션(Fun station)USA로부터 3,000만 달러(300억원)의 외자를 유치한다고 밝힌 어린이 종합교육문화시설 펀스테이션과 2005년 4월 투자유치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 2월 건축허가를 내줬다.
이에 따라 펀스테이션은 이날 시유지 1,985평(시가 400억∼500억원)에 지하 2층, 지상 6층(연면적 7,675평) 규모로 건물 신축공사에 들어갔으며, 펀스테이션은 완공과 동시에 이를 시에 기부채납한 뒤 20년간 무상 사용하게 된다. 이 건물은 내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하지만 윤 의원은 “펀스테이션이 지금까지 유치한 외자는 200만 달러(20억원)에 불과하고 이 돈의 입금처도 불명확한 상황”이라며 특혜를 주장하고 나섰다.
윤 의원은 또 “성남시가 한국수출보험공사에 의뢰해 통보 받은 신용평가 결과에 따르면 펀스테이션USA의 공동대표에 펀스테이션 대표이사의 형이 등재돼 있고 순매출액도 115만 달러(1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외자의 성격이나 미국 본사의 자금능력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펀스테이션측은 “계약후 3년이내(2008년 4월) 3,000만 달러를 투자유치하기로 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며 “당장 사용하지도 않는 3,000만 달러를 한꺼번에 들여와 은행에 묶어둘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또 신용평가 결과에 대해 “미국내 17개 펀스테이션 센터가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1개 센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내법인 대표의 형이 공동대표로 나오고 매출액에서도 착오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투자유치관련 서류를 공개할 수 있으며 무상사용이 문제라면 임대료도 부담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에서는 “공공청사 부지를 근린생활시설 부지로 용도변경하고 무상 사용하도록 한 것 자체가 특혜”라면서 “특히 임대료를 부담할 용의가 있다는 기업에 해당 부지를 무상 사용하게 한 것에 대해서는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성남시도 이 같은 지적이 잇따르자 임대비율을 축소하는 등 보완조치에 나섰으나 특혜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펀스테이션에는 어린이전용영어도서관과 어린이박물관, 재활치료센터, 영어교육센터, 4-D공연장, 어린이체육시설, 어린이회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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