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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일본, 中·美 첫 반응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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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일본, 中·美 첫 반응 엇갈려

입력
2006.09.2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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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탄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대한 일본 내 반응은 한마디로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자민당은 “내년 참의원 선거 승리를 위해 아베 총재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자”며 결속을 강조하는 분위기이다. 특히 소장 의원들은 ‘강하게 주장하는 일본’‘아름다운 국가 일본’을 주창한 아베 총재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자민당 중진의원은 “(아베 총재가) 전후 세대라는 이유로 강경책을 부르짖는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주장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의원은 “아베 정권이 아시아외교를 더욱 악화시키는 쪽으로 갈 경우 당 차원에서 이를 견제하는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비판해 우익으로부터 방화 테러를 당한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과 와타나베 쓰네오(渡邊恒雄) 요미우리(讀賣)신문 회장 겸 주필 등이 최근 아시아외교 개선 등을 위한 연구회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전날 선거에서 나온 무효표에는 아베 총재의 아버지로 아시아외교를 중시한 아베 신타로(安倍愼太郞) 전 외무성 장관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내에서는 오른쪽으로 치우치고 있는 아베 총재에 대한 비판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야당의 비판은 더욱 원색적이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정치는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며 “(민주당과의) 근본적 차이를 국민에게 알기 쉽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공산당의 이치다 다다요시(市田忠義) 서기국장은 “전쟁이 잘못됐다고 하는 전후의 출발점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사람이 정치의 중심에 섰다”고 비판했다.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사민당 당수는 “더욱 전쟁에 가까이 선 아베 정권과의 전면 대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정권의 최대 과제로 아시아외교의 정상화 등을 꼽았다. 21일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야스쿠니문제가 일본 외교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 중국과의 교착 상황을 푸는데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아베 정권의 출범에 대해 신중하지만 단호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의 친강(秦剛) 대변인은 20일 “우리는 일본 자민당의 새 지도자가 언행일치로 중일관계 개선과 발전을 위해 확실하게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정부는 아베 정권 발족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중일 3국의 관계 악화를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는 미국 정부로서는 일본 신정권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관계 개선이 이루지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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