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중 가장 풍성함을 느끼게 되는 추석이 다가왔다. 올해(10월 6일)는 징검다리 휴일을 모두 쉬면 최대 9일까지 긴 연휴를 갖게 된다. 모처럼 가족 친지를 만나거나 단란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긴 연휴를 갖는 만큼 생활리듬이 깨질 우려도 크다. 긴 연휴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조언을 전문의들로부터 들어본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음식 욕심을 내지 마라"
명절에 가장 흔히 생길 수 있는 건강상 문제는 과음, 과식이다. 이를 막기 위해선 한 마디로 “욕심 내지 말고 적당량만 먹는 것”뿐이다. 넘쳐 나는 에너지와 시간을 먹는 데 쓰지 말고, 밖에서 뛰어 놀거나 운동하는 데 쓰도록 해보자.
과식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소화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최고다. 소화제도 사실은 거의 효과가 없다.
과음에도 물이나 주스를 충분히 마시고 술이 해독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최선이다. 과음은 인생을 망치는 더 심각한 사고를 불러올 수도 있다. 추석 연휴 교통사고 사망 사건의 절반 이상이 음주와 관련돼 있음을 유념해 본인은 물론 주위 사람들도 음주 운전을 하지 않도록 말려야 한다.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미영 교수 "늦게 자도 일어나는 시간은 지켜라"
연휴동안 무리하게 밤잠을 자지 않고 운전을 하거나 놀이를 하는 불규칙한 생활을 3일 이상 반복하면 호르몬 체계가 규칙성을 잃어 밤에는 불면증, 낮에는 피로를 호소하게 된다. 생체 리듬이 깨지면 당연히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진다.
생체 리듬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늦게 자더라도 아침에는 평소처럼 일어나는 것이다. 피로하다고 늦은 아침까지 오래 자면 오히려 더 피로감을 느끼거나 밤에 잠을 못자는 수면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정 피곤하면 낮잠을 잠깐만 자도록 한다. 10~20분 정도가 적당하다.
피로를 푸는 데는 잠보다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온몸의 근육을 늘려준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피로가 가시고 엔도르핀 분비를 자극한다. 더 피로하게 만드는 힘든 운동은 금물이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 "만성 질환자 명절을 주의하라"
생활관리가 필수적인 만성 질환자들은 명절이라고 해서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당뇨병 환자는 지방과 설탕이 많은 음식은 최대한 자제해서 먹어야 한다. 대신 나물을 많이 먹는 게 현명하다. 술은 설탕이 든 과실주를 특히 주의하고, 전반적으로 칼로리가 높으므로 피하는 게 상책이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장거리 여행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차 안에 오래 앉아 있지 말고 1~2시간마다 내려서 주위를 걷도록 한다. 차 안에서도 발목과 무릎을 폈다 구부렸다 하기를 반복하고 다리를 높이 올려주면 좋다.
과식은 누구에게나 안 좋지만 특히 당뇨 환자, 협심증이나 심부전 환자, 역류성 식도염이나 신부전을 앓는 경우, 만성 폐질환자에게 위험하다. 심한 간경화 환자는 고기를 많이 먹으면 안 되고, 통풍이 있는 경우 고기와 등푸른 생선, 과음을 피해야 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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