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이 20일 태국 군부 쿠데타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해 물의를 빚었다. 유 대변인은 또 노무현 대통령을 쫓겨난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에 비유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앞과 뒤를 가리지 않는 튀는 언행과 언론과의 전쟁 등 탁신 총리의 통치 스타일은 여러 면에서 노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며 “코드 인사와 낙하산 인사로 인한 혼란과 청와대 측근들의 비리 연루 의혹 등을 볼 때 노무현 정권은 이번 사태를 남의 일로 치부할 게 아니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읽었다.
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에 대해 “공당의 대변인이 외국의 불행한 쿠데타를 예로 들어 대통령에게 쿠데타 위협을 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논평 취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도 “군사독재정권이 한나라당의 뿌리임을 확인시켜 주는 발언”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유 대변인은 파문이 커지자 기자회견장을 다시 찾아 “타산지석은 ‘하찮은 것이라도 업신여기지 말고 소중히 여겨 교훈을 삼으라’는 뜻인데 이를 제 멋대로 해석하면 어떻게 논평을 하느냐”며 “어느 정권이든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권이 돼야 한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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