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원더풀' 삼성·LG, 日선 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원더풀' 삼성·LG, 日선 왜?

입력
2006.09.21 00:12
0 0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된 한국산 평판TV. 미국을 비롯한 주요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한국산 자동차. 이미 세계적 명품반열에 오른 한국산 휴대폰. 하지만 이상하게도 일본에선 맥을 못추고 있다.

20일 시장조사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일본 TV시장 판매량은 6,100대에 불과, 전체 TV 브랜드 가운데 14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6,200대보다 오히려 줄어든 수치로 시장 점유율로 보면 고작 0.3% 수준이다.

이에 비해 일본 TV시장 점유율 1위인 샤프는 2분기 삼성의 100배인 61만4,700대를 판매했다. 삼성전자의 LCD TV가 최근 유럽에 이어 미국과 동남아에서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사실 삼성전자가 4월 출시한 LCD TV ‘보르도’는 6개월만에 100만대 판매 돌파라는 기록을 세울 만큼 전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는데도, 일본에서 만큼은 기를 못 펴고 있다.

평판TV분야 세계적 강자인 LG전자도 일본 TV 시장에서 1분기엔 판매량이 1만대를 넘어 선전했지만 2분기엔 다시 판매량이 3,600대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시장점유율은 0.2%에 그쳤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가 일본에 수출을 시작한 것은 2001년. 그러나 5년이 지난 올해까지도 연간 수출량은 3,000대를 넘지 못한다. 2004년 2,667대에서 지난해엔 2,409대처럼 오히려 뒷걸음쳤고, 올해 역시 1~8월 판매량이 1,2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9%나 급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욘사마’ 배용준씨를 쏘나타 일본 현지 광고모델로 캐스팅하며 일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지만, 아직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휴대폰도 삼성전자가 3월 보다폰을 통해, LG전자가 4월 이동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를 통해 일본시장에 간접 진출한 상태지만 성공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이처럼 세계적 한국상품들이 유독 일본에서 빛을 보지 못하는 까닭은 뭘까. 물론 삼성 LG와 소니, 현대차와 토요타 간에 기술력과 브랜드가치의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간극이 이 정도로 크다고 볼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일본내 국내 업체들의 부진이유를 ‘일본 시장의 유별난 특성’에서 찾고 있다. 사실 다른 나라에선 펄펄 날다가도 일본에만 들어오면 힘을 잃는 모습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 제품들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장애물은 일본의 유통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본 가전 매장이나 양판점은 워낙 오랫동안 제조업체들과 끈끈한 유대를 가져온 터여서 외산 업체들이 좀처럼 뚫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유통망도 폐쇄적인 편이지만, 일본은 훨씬 더 하다는 것이다.

또 일본은 전자와 자동차 산업에 대한 국민적 자긍심이 아주 커, “기술이나 품질에서 일본제품이 더 좋은 데 굳이 외국산을 써야 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뿌리내려 있다.

물론 국내 업체들이 총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시장은 본격적인 공략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유지와 소비자 반응 조사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며 “따라서 시장 점유율이나 판매대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은 묘수를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유통 시장의 텃세극복전술로 인터넷을 정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일본 홈페이지(www.samsung.co.jp)에서 32ㆍ40인치 보르도 LCD TV 를 예약판매하기 시작했는데, 기대보다 반응이 좋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생방송도 녹화했다 원하는 시간에 다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TV’를 앞세워 일본시장 재공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업체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화한 가치를 줘야만 한국산 제품의 일본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