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호텔과 명품 전문매장 등에 위조 명품 수만 점을 유통시킨 국내 최대규모의 가짜 명품 제조조직과 판매업자가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구속된 제조업자 김모(44)씨는 '명품병'에 걸린 여성들의 심리를 노렸다. 김씨 등은 서울 광진구 능동에 70여평 규모의 비밀공장을 차려놓고 'A급' 기술자들을 고용해 '헤르메스' '루이뷔통' '샤넬' '구치' 등 위조품을 제작했다.
이들은 정품가가 최고 1,000만원이 넘는 가방을 1만~1만5,000원에 만들어 내기도 했다. 위조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진짜 명품을 구입해 가죽과 원단을 잘라가며 박음질 등을 치밀하게 분석했다. 가짜 명품에 부착된 상표와 장식물은 자체 제작한 동판으로 정교하게 만들어 일반인들은 속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진짜 같은 가짜 명품을 판다는 소문이 퍼져 나가면서 손님들은 꾸준히 늘었다. 때로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판매업자는 위조품을 구입하려는 손님에게는 정품가의 10∼30%만 받고 팔고, 위조품인 줄 모르는 외국인 등에게는 정품가의 80%에 판매했다.
서울경찰청은 20일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가짜 명품 2만6,000점(정품가 1,000억원 어치)을 서울 명동과 이태원, 부산의 유명호텔 등 외제품 전문매장 50여곳에 납품해 1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제조업자 2명을 구속하고 판매업자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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