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온 코스닥 지수가 20일 7거래일 만에 조정을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뚜렷한 악재가 없는 까닭에 이번 조정이 큰 상승 흐름 속의 ‘숨 고르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그 동안 상승을 주도해온 정보기술(IT) 업종이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주춤거리고 있는데다, 10월부터는 3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며 실적에 따른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심화될 전망이어서 종목별 투자전략의 변화가 요구된다.
8월 하순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기관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 9월 들어 14거래일 동안 단 3일을 제외하고는 줄곧 매수 우위를 보였으며, 같은 기간 동안 코스닥 지수는 577.73에서 613.13으로 35포인트 이상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관주도 장세에서는 기관이 선호하는 실적 개선 기대주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SK증권 김준기 투자전략팀장은 “기관은 코스피 시장은 물론 코스닥 시장에서도 수익 전망이 좋은 종목을 위주로 매수하기 마련”이라며 “기관이 선호하는 종목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목전에 다가온 어닝시즌의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들어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텔레콤이었다. LG텔레콤은 올 들어 신규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마케팅 비용 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하반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아시아나항공과 휴맥스가 기관 선호주 리스트에서 2, 3위에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은 유가하락, 휴맥스는 미국 셋톱박스 시장 성장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들 1~3위 종목은 SK텔레콤, 대한항공, 삼성전자 등 코스피 시장의 현재 주도주와 경쟁관계에 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보였다. 한화 정영훈 기업분석팀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대장주와 경쟁하는 차상위 종목군은 시장 상승기에 펀드들의 우선 편입대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관은 방학ㆍ휴가철에 강한 업종인 하나투어, 온라인교육 분야의 선두기업인 메가스터디의 주식도 대거 사들였다. 하나투어는 8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3%, 31.8% 증가했다고 이 달 초 밝혔다. 메가스터디도 대입제도 변화로 인한 논술교육 시장 확대로 이익이 기대되는데다, 최근 엠베스트 합병을 통해 중등교육시장에도 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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