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는데 진짜?’
전북 현대가 짜릿한 대역전극을 펼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고지에 올라섰다. 전북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상하이 신화와의 홈경기에서 전반에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내리 4골을 뽑아내며 4-2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 상하이 원정에서 0-1로 패한 전북은 통합 스코어 4-3으로 2004년에 이어 두 번째로 4강에 올랐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명승부였다. 전반 34분 공격수 가오린에게 선제골을 허용할 때만 해도 4강 진출은 물건너간 듯 했다. 원정 다득점 원칙상 3골을 더 넣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 하지만 상하이 신화의 수비수 리웨이펑이 전반 37분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전반 종료 2분여를 앞두고 전북의 브라질 용병 제칼로(2골)가 동점골을 성공시키면서 ‘대역전 드라마’는 시작됐다. 전반을 1-1로 마친 전북은 후반 들어 숫자상의 우위를 바탕으로 파상 공세를 펼쳤다. 이윽고 후반 17분 제칼도가 그림 같은 오버헤드킥으로 역전골을 뽑아내면서 승부는 급격하게 전북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리웨이펑의 퇴장으로 인해 수비 조직력이 흐트러진 상하이 신화는 전북의 계속되는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후반 24분 염기훈(23)이 헤딩골을 성공시키면서 스코어는 드디어 3-1. 득점 합계 3-2로 전북의 4강행이 유력해진 순간이었다. 이후 전북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정종관이 후반 33분 헤딩 쐐기골을 터트리면서 대역전극은 완성됐다. 상하이 신화는 후반 종료 직전 얀커가 한 골을 만회했으나 1,2차전 합계 4-3으로 4강 티켓은 전북의 몫으로 돌아갔다.
전북은 공격수 김형범(22)과 보띠(25)가 지난 1차전에서 퇴장 당하는 바람에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하지만 전북은 최전방 공격수 제칼로가 MVP급 활약을 펼쳤고, 올시즌 K리그 신인왕 후보인 염기훈이 기대 이상의 몸놀림을 선보이며 4강 진출에 수훈갑이 됐다. 전북은 결승행 티켓을 놓고 울산 현대-알 샤밥의 8강전 승자와 오는 27일과 내달 18일 홈 앤드 어웨이로 4강전을 치른다.
김기범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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