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임용 후 10년 안에 종신교수를 보장하거나 또는 나가라고 할 것입니다. 하버드대는 교수의 20%, 매사추세츠공대(MIT)는 교수의 40%만이 정년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세계 일류가 되겠다는 꿈이 있다면 그저 교수직에 안주해선 안 되겠죠.”
취임 2개월을 맞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남표 총장이 19일 과천 과학기술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카이스트 발전구상안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카이스트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학과 운영과 교육이 대폭 달라진다.
가장 먼저 교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서 총장은 MIT 기계공학과장으로 10년간 역임하며 교수진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했던 경험을 토대로 “인사와 재정 권한은 학과장에게 위임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교수 수(410명)와 맞먹을 정도로 젊은 교수 300명을 새로 뽑고, 우수한 3%의 교수를 ‘특훈교수’로 선정해 정년을 연장하는 등 격려하기로 했다.
두번째 타깃은 학생들에 대한 교육 강화. 서 총장은 “MIT에서 교수로 일하며 생물학 학부 1학년 과목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제일 유명한 교수가 수업에 들어와 그렇게 잘 가르치더라”며 “카이스트에서도 신입생 수업을 맡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신입생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하고 성적이 낮으면(2.0 미만) 지금까진 안 내던 수업료를 내도록 하는 등 학생들을 자극하는 방안도 만만치 않다.
또한 연구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카이스트 연구원’을 설립하고 연 50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3~4개 분야만 집중 연구할 방침이다. 먼저 바이오 융합 및 설계분야를 연구주제로 잡은 상태다.
서 총장이 이러한 도약을 위해 가장 노력할 분야는 기금 마련이다. 그는 “앞으로 7년간 1조원의 기금을 모금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기업에 우선 지원을 요청하겠지만 국민이 연 1만원씩만 지원해도 좋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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