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장하성 펀드, 태광 포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장하성 펀드, 태광 포격

입력
2006.09.20 00:10
0 0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일명 '장하성 펀드')가 태광산업의 오너 이호진 회장 일가를 겨냥한 전면 공세에 나서 이 회장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 회장 측은 일단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한발 피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하성 펀드는 19일 보도자료에서 "전주방송이 태광산업이 매각한 천안방송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과정에서 이 회장 일가가 1,000억원 규모의 회사 사업기회를 부당하게 가로챘다"며 "이 회장은 천안방송 지분을 태광산업에 돌려주고, 태광산업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주명부 열람 요구에서 대주주의 도덕성 시비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펀드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2001년 8월 방송법의 소유지분 규제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천안방송 지분 67%를 GS홈쇼핑, CJ홈쇼핑, 우리홈쇼핑 등에게 66억원에 매각했다. 이 회장 일가는 이후 지분규제 구조가 완화되자 지난해 11월17일 자신들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전주방송을 통해 문제의 지분을 매각 때와 동일한 가격으로 다시 사들였다.

펀드는 "지분을 매각한 뒤 4년 동안 천안방송의 가치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홈쇼핑 회사들이 인수가격 그대로 되팔아 원래 태광산업이 가져갔어야 할 1,079억원 가량의 자산이 이 회장의 개인회사로 흘러 들어갔다"며 "이는 유선방송운용사업자(SO)가 홈쇼핑 회사의 채널권을 결정하는 우월한 지위에 있음을 고려할 때 이 회장과 태광산업, 홈쇼핑 회사들 사이에 밝혀지지 않은 편법적 관계가 있었음을 의심케 한다"고 주장했다.

펀드는 이밖에도 이 회장이 천안방송 지분 인수 전날인 지난해 11월 16일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전주방송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의도적으로 실권해 아들 현준씨에게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지분 25.2%를 넘겼다며 편법증여 의혹도 제기했다.

펀드는"5%이상이 아니라 공개할 의무는 없지만 현재 태광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 태광산업 경영진을 면담하고 8월에는 이사회에 지배구조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요청사항을 전달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혀 대한화섬 뿐만 아니라 태광그룹 전체의 기업지배구조에 손을 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펀드의 공세에 대해 태광산업 측은"지분 매각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 언론플레이에는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점차 고조됨에 따라 당분간 태광그룹 계열사의 주가 변동성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경영권 방어에 충분한 지분을 보유한 태광산업이 아직까지 굳이 대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데다, 펀드도 공세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어 길고 복잡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