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의 대도시 로스앤젤레스(LA). 다른 도시에 비해 매우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어 언제든 인종갈등이 수면 위로 폭발할 소지가 다분한 곳이다. 그런 만큼 인종간 문제를 인식ㆍ예방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커미셔너의 역할은 LA에서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
지난 7월 인종문제를 다루는 LA 인간관계위원회는 캐라 인애 칼라힐(29)을 커미셔너로 임명했다. 11명의 커미셔너 중 최연소이자 유일한 아시아계인 그는 어떤 계기로 커미셔너에 임명됐을까.
KBS 수요기획은 20일 밤 11시40분에 방송하는 ‘캐라 인애 칼라힐’편을 통해 1992년 폭동의 기억이 남아 있는 LA에서 한인들의 권익 신장에 앞장서고 있는 그의 삶을 소개한다. 캐라 인애 칼라힐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생후 5개월에 미국에 입양됐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살고 있는 양부모의 사랑을 한껏 받으며 자랐지만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은 접을 수 없었다. 5년 전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그는 극적으로 친아버지와 상봉했다.
친아버지는 친어머니와 헤어진 뒤 재혼해 세 자녀를 두고 있었다. 친아버지는 갑작스런 캐라의 등장에 당황했지만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캐라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캐라는 미국에서 올린 자신의 결혼식에 친아버지를 초대할 정도로 새 가족들과 지금까지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친아버지를 만난 후 그는 한인을 포함한 미국 주류 사회에서 차별 받는 소수민족들이 미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교량 역할을 하기로 결심했다. 자신을 버린 부모와 조국을 외면하고 싶지 않았고 한인이자 미국인인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LA 한인타운에서 한미연합회 4ㆍ29 센터 소장 등을 맡고 있으며 리더십과 포용력을 갖춘 여성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제작진은 “입양아 출신이라는 아픔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한국인과 미국인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장점으로 바꾼 그의 적극적인 의지와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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