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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구조조정 회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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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구조조정 회오리

입력
2006.09.1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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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에 포스코와 현대하이스코 발(發)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 달초 현대하이스코가 당진공장(옛 한보철강의 냉연생산 라인)을 완전 정상화하면서 2년 전에 비해 150만톤이나 많은 연간 330만톤의 냉연강판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포스코가 3분기부터 열연 및 냉연 강판의 가격을 차등인상, 이미 큰 타격을 입은 냉연 생산업체들로선 수익성 악화에 공급과잉의 이중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냉연업체들의 인수합병(M&A) 움직임이 철강시장 수면 아래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의 한 고위소식통은 이날 “포스코와 동부제강 양측이 모두 부인을 했지만 동부제강 고위인사가 이구택 포스코 회장을 찾아가 인수를 제의한 것은 사실”이라며 “인수가격이 1조원 이상 차이가 나는 바람에 양측 협상이 깨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동부제강은 최근 포스코에 매각을 제의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공시를 통해 부인했고, 포스코도 “공식 제의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주변에선 동부제강이 최근 방향을 선회해 일본의 철강회사인 JFE측에 인수의사를 타진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동부제강측은 “JFE측 의사 타진 등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특정업체가 냉연업계를 구조조정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냉연업계의 현 위기는 원재료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급과잉 심화→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 냉연업체들은 포스코 등 원재료 업체에서 열연강판을 사들여 상온에서 눌러 얇게 가공한 뒤, 자동차 가전 등 완성품 업체에 제품을 공급한다.

하지만 포스코가 3분기 들어 열연강판 값은 톤당 4만원씩 올린 반면 자사의 냉연강판 판매가는 2만원만 인상했다. 따라서 냉연업체들은 원재료는 비싸진데 비해 냉연값은 2만원밖에 올릴 수 없어 수익성이 악화한 것. 이와 관련, 포스코는 “냉연가격은 가전 등 최종 소비자의 가격경쟁력과 개방된 국내 시장여건을 감안,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과잉 상태도 문제다. 국내 냉연업계는 2003~2004년 호황기에 설비를 증설, 현재 공급이 수요를 1.5배 이상 초과하는 공급과잉 상태라는 것. 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냉연강판 생산능력(포스코 포함)은 2004년 말 기준 1,400만톤에서 올해말 1,680만톤으로 증가, 2년 사이에 약 20%가 늘어났다. 이중 포스코가 100만톤, 현대 하이스코는 150만톤이 각각 증가했다.

현대ㆍ기아차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의 경우 증가분 가운데 절반은 현대차에 납품하지만 나머지는 가전 등 시장에 내놓고 있다. 하이스코 관계자는 “150만톤의 증가분은 일각의 주장처럼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낸 것이 아니라, 2004년부터 점진적으로 물량을 늘려 온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어쨌든 여기에다 중국산 저가제품의 물량공세까지 겹치면서 상황악화에 한몫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부 제강이나 규모가 작은 유니온스틸은 원자재인 열연강판을 외부에서 구입해 써야 하므로 국내 메이저업체나 일본 철강업체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며 “특히 고로나 전기로 없이 냉연만을 생산하거나 현대하이스코처럼 현대ㆍ기아차라는 최종 소비자가 없는 업체는 점차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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